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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미.독 남북 합의서 큰 관심[하동근,김상균,김영일]

일.미.독 남북 합의서 큰 관심[하동근,김상균,김영일]
입력 1991-12-13 | 수정 1991-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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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 미, 독 남북 합의서 큰 관심]

    ● 앵커: 오늘 남북간의 합의서 서명은 서로 악수하기로 힘든 넓은 탁자, 일방적인 긴 연설 등 기묘한 회의로만 비쳐졌던 다른 나라에게는 큰 놀라움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미국과 일본, 그리고 분단의 아픔을 그 어느 나라보다도 잘 이해하고 있는 독일의 반응을 세 나라에 파견이 된 특파원들이 잇따라 전해드리겠습니다.

    ● 기자: 일본은 이번 합의문서 교환을 놓고 지난 72년 7ㆍ4공동성명 이래 남북한 대화의 최대 진전을 보였으며 한반도의 긴장완화에 이바지하는 획기적인 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와따나베 일본 외무장관은 오늘 한반도 상황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견해를 보이는 한편 남북한 정상회담의 조기 실현을 기대했습니다.

    ● 와따나베(일 외무장관): 남북 수뇌회담의 조기개최 등 남북 관계가 비약적으로 진전하길 강력히 바라마지 않습니다.

    ● 기자: 일본 외무성도 예상 외의 빠른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하고 북한측의 태도가 변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렸습니다.

    일본의 TV와 신문들도 오늘 남북한 합의문서 서명 교환 소식을 머리기사 또는 속보로 전하면서 남북한이 공존이라는 틀 아래 통일로 향한 실무적이고 본격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출발점을 마련한 점이 특히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핵 문제를 둘러싸고 남북한 양측이 한반도에 핵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원칙에 공통된 인식을 보인 점은 북한측의 핵사찰 수락이 멀지 않았음을 시사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 오꼬노기 게이오대 교수: 남북한 핵사찰 문제, 동시사찰이 어떻게 실시될지, 순조롭게 진행될지 등에 모든 것이 결정되리라 본다.

    내년 전반 비교적 빠른 시기에 장래 전망이 열릴 것으로 생각한다.

    ● 기자: 일본에서의 반응은 이밖에 앞으로의 문제는 합의문서 교환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남북한 양측이 합의문서 내용을 얼마나 성의 있게 실행할 것인지에 달려있다는 지적이고 앞으로 완전 실행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리리라는 분석입니다.

    도쿄에서 MBC뉴스 하동근입니다.

    미 국무부는 어제 논평을 통해 미국은 한반도의 긴장완화에 도움이 되는 어떠한 조치도 환영한다고 말하면서 여기에는 반드시 핵 위협을 중단시키기 위한 조치가 포함되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또한 미 국방부의 바볼 대변인은 어제 브리핑에서 북한의 핵개발과 관련해 지난 달 주한미군의 제2단계 철군이 보류된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핵사찰에 대한 북한의 태도가 아직 변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이들 미국 정부 당국자들은 모두 다 일단 한반도 문제는 남북한 직접대화가 가장 중요한 창구가 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앞으로 있게 될 상황 변화와 관련해 미국의 입장을 한발짝 뒤로 정리해 놓았습니다.

    그러나 미국으로써는 북한의 핵 문제만 정리되면 휴전체제의 전환과 주한미군의 존재 때문에 어차피 한국 정부와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앞으로의 사태 변화에 계속 대응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미국의 주요 방송사와 언론들은 어제부터 남북한이 불가침에 합의했다는 서울발 뉴스를 일제히 보도하면서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오늘자 워싱턴포스트 신문은 이번 합의가 남북분단을 가져온 적대관계 해소에 중요한 업적이라고 보도하면서 핵사찰 등 주요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이번 합의가 실천에 옮겨질 때만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단서를 달았습니다.

    워싱턴에서 MBC뉴스 김상균입니다.

    제트디에프 에이알디, 그리고 쉬드도이치 자이통 등 독일의 방송과 신문들은 논평과 사설을 통해 남북 총리가 다섯 번째 회담에서 맞잡은 굳은 악수는 분단 46년의 반목을 청산한 청신호라고 전제하고 이를 계기로 한반도에서도 냉전이 종식된 것을 확인하게 되었다고 논평했습니다.

    독일 언론들은 지난 53년 한국전 종식과 함께 체결된 정전협정을 불가침 조약으로 대체한 것을 골자로 한 남북한의 합의서 서명은 주한 핵무기 철수의 선언과 착실한 그 실천이 핵심 열쇠가 되었다고 강조했습니다.

    독일 언론들은 특히 한국이 북한측에게 미군 관할의 군사시설과 핵시설에 대한 상호 사찰을 구체적으로 제시할 수 있었고 북한도 핵시설을 개방하지 않고는 미국, 일본과 국교를 맺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에 남북관계의 급진전이 가능하게 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이와 함께 독일의 흡수통일 방식으로 북한을 불안케 한 대신에 상호 승인과 북한의 국내문제에 대한 간섭을 배제하려는 노태우대통령의 접근방식도 주요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독일 언론들은 그러나 이번 남북한의 합의서 서명은 통일에 징검다리를 놓은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하고 통일을 어떤 시간표에 맞춰 다급하게 추진할 것이 아니라 꾸준한 교류와 협력을 통해 상호 신뢰를 차근차근 쌓아가는 일이 이제부터의 과제라고 논평했습니다.

    베를린에서 MBC뉴스 김영일입니다.

    (하동근, 김상균, 김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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