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뉴스데스크

옐친, 독립국 연방으로 자신의 시대 열어[이정혜]

옐친, 독립국 연방으로 자신의 시대 열어[이정혜]
입력 1991-12-13 | 수정 1991-12-13
재생목록
    [옐친, 독립국 연방으로 자신의 시대 열어]

    ● 앵커: 지난 8월 소련 쿠데타를 저지했던 보리스 옐친 러시아공화국대통령은 이제 독립국연방이라는 무혈 쿠데타로 자신의 지지기반을 다지고 있습니다.

    옐친이 주도하고 있는 독립국연방은 과연 앞으로 어떤 모습을 갖춰갈지 국제부 이정혜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옐친은 몇 년전부터 연방정부가 교통, 동력, 통신에 관한 권한만을 갖는 새 연방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지난 8일 옐친이 전격적으로 발표한 독립국연방은 바로 그의 이런 구상의 테두리를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고르바초프의 주권국 연방안은 기존 소연방에 비해 권한이 약하기는 해도 중앙정부와 통합 의회를 두는데 반해서 옐친의 독립국연방은 중앙정부가 존재하지 않거나 존재하더라도 실권은 거의 없는 것일 가능성이 큽니다.

    독립국연방이 무엇보다 신경을 쓰고 있는 경제부문은 단일통화 금융정책을 근간으로 실질적인 협력에 초점을 맞추는 EC 스타일이 될 것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입니다.

    군사부문은 각 공화국 국방장관 협의체가 정책 결정을 하고 군 최고지휘관들이 모여 실무를 총괄하는 NATO식을 취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 국제사회에서의 법적 위상을 결정지어줄 외교 부문은 영연방식으로 조약은 개별 체결하고 다른 구성원들에게 통보하는 방식이 채택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지난 여름의 쿠데타 이후 고르바초프와 전에 없는 유대관계를 맺어온 옐친은 독립국연방을 선언하면서 고르바초프와의 끈을 단호히 끊고 옐친시대의 개막을 알렸습니다.

    독설에 가까운 급진적 구호와 행동으로 옐친은 소련 공산당 건재 시절 이들의 미움을 사서 백의종군해야 했으며 서방 언론들로부터도 선동가로 낙인찍히며 정치적 역량을 의심받아 왔습니다.

    그러나 이제 세계는 그를 고르바초프에 이어 소련 대륙을 이끌어갈 인물로 인정하고 있으며 그는 10월 혁명 이후 최대의 격변기를 맞고 있는 소련의 앞날을 책임져야 할 자리에 놓였습니다.

    오래 전 민심이 고르바초프를 떠나면서 대안으로써 큰 지지를 받았던 옐친은 심각한 경제난 해결 등 이들의 현실적인 욕구를 만족시켜야 한다는 큰 짐을 안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번에는 어렵사리 군의 지지를 받아냈지만 군의 지지기반이 약한 그가 끝까지 군의 충성을 받아낼 수 있는지가 그의 정치 운명에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MBC뉴스 이정혜입니다.

    (이정혜 기자)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