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 난 계속되고 있는 우리의 혈액 수급 실태]
● 앵커: 사람의 생명과 직결되는 피가 부족합니다.
그래서 일선 의류기관에서는 예정된 수술이 제 때 이루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고 긴급수혈을 받아야 할 응급환자의 경우에 방송을 통해서 헌혈자를 급히 구하는 등 심각한 혈액부족사태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혈액난이 빚어지고 있는 우리의 혈액 수급실태와 그 대책을 생활과학부 정경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혈액수요는 수혈과 제약, 두 경우에 발생하고 연간 그 양은 헌혈인구를 기준으로 약 200만 명분에 해당합니다.
이에 대해 공급혈액은 원칙적으로 헌혈로 전량 충당하는 것이 이상적인데, 지난 해 유효 헌혈인구는 100만 명 남짓에 그치고 있습니다.
따라서 헌혈을 통한 혈액의 자급자족 율은 50% 수준에 불과합니다.
● 김기홍 박사(적십자 중앙 혈액원 원장): 작년 현재로 보았을 때는 수술용으로는 100만이 충당되나 제약용 100만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 기자: 하루 단위로 수급상황을 체크해보면 혈액난의 깊이를 더욱 정확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지난 해 유효 헌혈인구를 365로 나누면 하루 평균 3,200명꼴로 헌혈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병원 급 의료기관만 600군데가 넘는다고 볼 때 하루에 한 의료기관이 평균에서 10파인트의 혈액도 공급 못 받는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 이정국 박사(고려병원, 임상병리과장): 50파인트, 50병정도 있으면 될 거 같은데 대부분은 한 30병 정도 받아오고 있죠.
그러니까 항상 늘 부족해 가지고, 원하는 걸 우리가 제대로 공급 못하고 우리가 어느 정도 조정해서 분배하고 있습니다.
● 기자: 이 같은 혈액 난은 곧바로 혈액을 써야하는 수술일정에 큰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 최원진 박사(한강성심병원, 일반외과 과장): 간암수술의 경우만 해도 경우에 따라서는 한 건 수술하는데 약 20~30 파인트의 혈액이 필요합니다.
이런 경우에 다른 수술을 위해서는 혈액이 공급될 때까지 지연될 수밖에 없고, 더군다나 대량 출혈을 입은 교통사고 환자나 외상 환자가 왔을 경우에 저희는 상당히 당황하게 되고...
● 서충헌 박사(고려병원, 흉부외과): 수술 중이나 수술 후에 갑자기 많은 혈액이 필요하게 되는데 준비된 혈액이 없어서 우리 의사, 간호원, 병원 직원들이 솔선해서 헌혈을 해 줌으로써 어려운 고비를 넘겼던 경우가 여러 번 있었습니다.
● 기자: 대량의 긴급 수혈을 해야 하는 응급 환자가 발생했을 때는 원내 방송을 통해 헌혈자를 급히 구해서 위기를 넘기고 있습니다.
● 고려병원 방송실: 혈액원에서 알려드립니다.
O형 혈액이 급히 필요하오니 헌혈 하실 분께서는 응급실로 와 주시기 바랍니다.
● 기자: 혈액 수요는 증가일로를 걷고 있는 반면 헌혈인구의 증가율은 오히려 감소 추세여서 혈액 난은 더욱 심화될 전망입니다.
적십자사는 수급을 맞추기 위해서 헌혈인구를 인구대비 5%수준까지 끌어올리는 대가 운동을 벌이고 있지만 얼 만큼의 실효성을 거둘지 현재로써는 불투명합니다.
더욱이 헌혈로 에이즈 등에 감연 된다는 잘못된 인식이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 김기홍 박사(적십자 중앙 혈액원 원장):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헌혈로 인해서 B형 감염이나 에이즈가 절대 걸리지 않는다는 것을 이 자리를 빌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 기자: 이 나마에 헌혈인구도 예비군과 학생들이 절반이상을 차지하는 등 특정 계층에 편중되어 있어서 이들이 방학과 휴가에 들어가는 여름철의 혈액 난은 최악의 상황에 빠집니다.
이 같은 혈액 난의 피해를 다름 아닌 우리들 자신들이 입고 있고 혈액 난을 타계하는 책임도 우리들에게 있으며 혈액 난을 푸는 최선의 해법도 우리들이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헌혈입니다.
사람은 체중의 8%에 해당하는 피를 갖고 있고 이 가운데 1회 헌혈양인 400CC는 없어져도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는데 아무런 지장을 주지 않습니다.
혈액은 하루에 50CC씩 생성, 소멸됨으로 2개월마다 헌혈해도 괜찮습니다.
우리가 헌혈한 피는 위기에 처한 다른 사람들 뿐 아니라 우리들 자신의 생명을 구하는데 소중히 쓰여 집니다.
MBC뉴스 정경수입니다.
(정경수 기자)
뉴스데스크
혈액난 계속되고 있는 우리의 혈액 수급 실태와 대책[정경수]
혈액난 계속되고 있는 우리의 혈액 수급 실태와 대책[정경수]
입력 1992-07-19 |
수정 1992-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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