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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카메라 출동]관광회사의 짝짓기 관광 실태

[카메라 출동]관광회사의 짝짓기 관광 실태
입력 1992-06-21 | 수정 1992-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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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메라 출동][관광회사의 짝짓기 관광 실태]

    ● 앵커: 카메라 출동입니다.

    시청자 여러분께서는 이른바 짝짓기 관광, 또는 묻지마 관광이라는 말을 들어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최근 여행사나 또는 관광사에서는 이름도 모르고 또 얼굴도 모르는 남녀를 각각 스무 명씩 짝지어서 유원지로 데려가서 춤판을 벌입니다.

    물론 일부 여행사의 경우가 해당이 되겠습니다만 문제는 이렇게 탈선을 조장해서 가정 파탄이 일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감독관청은 이를 알고도 묵인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카메라 출동 보시겠습니다.

    ● 기자: 지금 끌어안고 춤을 추는 사람들은 서로 전혀 모르는 사이입니다.

    불과 몇 시간 전에 알게 됐습니다.

    관광여행사에서 오늘 하루 즐기라고 짝을 지어준 것입니다.

    관광회사에서는 그런 일이 없다고 잡아뗍니다.

    ● 인천 대호관광 사장: 한 번 붙였다가 남자들이 못 나왔어요.

    여자한테 멱살 잡혀 끌려 다녔어요.

    그 후부터 안했어요, 큰일 나요.

    ● 기자: 더 이상 짝짓기 관광을 시키지 않는다는 말이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해서 이 회사의 관광버스 한 대를 추적했습니다.

    아침 8시 반, 인천시 송림동 네 거리입니다.

    여행 차림의 여자들이 모여 있습니다.

    관광버스 한 대가 도착합니다.

    여자들이 모두 버스에 탑니다.

    30분 뒤인 아침 9시 여기서 멀지 않은 주안역 광장에 남자들이 서 있습니다.

    조금 전에 여자들을 태운 버스가 나타납니다.

    남자들은 처음 보는 여자들이라서 그런지 바로 타지 않고 머뭇거립니다.

    여행사 직원이 양쪽을 오가며 분위기를 풀어줍니다.

    결국 버스를 탑니다.

    차가가 출발하면서부터 짝짓기는 시작됩니다.

    안내원이 번호표를 돌려 짝을 지어준다고 합니다.

    춤이 시작됩니다.

    목적지에 도착하자마다 본격적인 춤판이 벌어집니다.

    이 모임을 만든 남자가 다리를 흔들며 춤을 춥니다.

    한 남자가 모자를 벗어 춤을 권합니다.

    또 다른 남자가 한 여자를 춤판으로 끌어들이자 다른 여자가 못하게 합니다.

    자기 짝이 정해진 모양입니다.

    춤판이 무르익으면 남녀가 붙잡고 돌아갑니다.

    그런데 이렇게 분위기를 이끌어가는 사람들은 여행사 직원입니다.

    노래를 부르는 남자는 관광버스 운전 기사입니다.

    짧은 치마를 입은 여행사 여직원은 춤을 춥니다.

    춤을 못 추는 사람에게는 춤을 가르칩니다.

    쑥스러워 하는 사람에게는 어서 나오라고 부추깁니다.

    그래도 안 나오자 끌어냅니다.

    이렇게 춤과 노래와 술로 하루를 보냅니다.

    춤판은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돌아가는 차 안에서도 춤과 노래는 계속됩니다.

    여행사마다 수입을 올리려고 이런 일에 치열한 경쟁을 벌입니다.

    그런데도 관광회사 사장들은 한사코 부인합니다.

    ● 신인천관광 사장: 그것 자체를 부인합니다.

    절대 못해요.

    그것하면 큰일 납니다.

    ● 기자: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관광회사라는 이 회사의 버스 한 대를 따라 가 봅니다.

    아침 7시 인천 주안역 광장에 버스 한 대가 나타납니다.

    여자들만 타고 있습니다.

    30대 후반쯤 돼 보입니다.

    기다리던 남자들이 올라탑니다.

    좀 더 젊어서 그런지 망설임이 없습니다.

    버스가 도심을 벗어나기 무섭게 처음 만난 사이인데도 요란하게 춤을 추기 시작합니다.

    목적지에 도착해서도 관광은 뒷전이고 노래하고 춤을 추는 것이 전부입니다.

    어린아이도 보고 배워 다리를 흔듭니다.

    보다 못한 어른이 데리고 나갑니다.

    이 회사의 짝짓기 관광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지난주에 관광을 다녀온 이 여행사의 손님들에 대해서 회사 측에 확인을 했습니다.

    ● 신인천 관광 영업부장: 여자가 42명, 남자가 명이었다.

    팀 구성도 여럿이었고 요즈음엔 안 한다.

    ● 기자: 영업부장은 남자가 셋뿐이라면서 그날 행사는 짝짓기 관광이 아니었다고 부인했습니다.

    그러나 MBC가 찍은 화면을 보고 나서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당황하고 있습니다.

    ● 신인천 관광 영업부장: 그런데 이 차에 남자들이 많이 탔나요?

    ● 기자: 이처럼 사장과 영업부장은 부인하고 있으나 이 회사 직원은 회사가 직접 모집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 기자: 영업부에서도 합니까?

    ● 신인천 관광 직원: 그렇습니다.

    ● 기자: 이런 관광을 젊은이들은 묻지마 관광이라고 부릅니다.

    이름도 성도 묻지 말라는 뜻입니다.

    모르는 사람끼리 만나 그저 하루를 즐기자는 것입니다.

    묻지마 관광에 참가하는 여자들은 놀랍게도 상당수가 어엿한 가정주부들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평일 날 가기가 더 쉽다고 합니다.

    일요일에는 남편이 있어서 주부들이 잘 나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 인천뉴한서관광: 평일 날이 나아요.

    젊은 아줌마들은 일요일에는 나오질 못해요.

    ● 인천대호관광: 일요일에는 아저씨들이 계시니까 잘 안 나가요.

    ● 기자: 이러한 여행사들의 부도덕한 돈벌이 욕심과 맞물려 서울 근교에 있는 호텔과 여관들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 여관들은 어떠한 불경기에도 불황을 모릅니다.

    ● 인터뷰: 당신네들이 원하는 곳에 내려 달라면 내려주고 파트너끼리 내려서 저녁이나 먹고 갔다 와서는 개인적으로 만나는 경우도 있는 것 같아요.

    ● 기자: 관광회사의 이런 행위는 관광 진흥법 10조를 위반한 것입니다.

    관광회사가 퇴폐행위를 알선, 유도할 경우 처음 적발되면 사업 정지 10일, 두 번, 세 번을 거쳐 네 번째는 허가를 취소하게 돼 있습니다.

    관할관청인 인천시청의 담당국장은 이런 실태를 전혀 모르고 있습니다.

    한 번이라도 조사해 본 적이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아무 것도 모른 채 담당 과장에게 전화만 걸었습니다.

    ● 박연수(인천시 교통관광국장): 짝짓기 관광에 대해서 그럴 경우에 우리가 단속을 할 수가 있습니까?

    해서 적발이 되면 어떤 벌을 받습니까?

    ● 기자: 여행사들의 퇴폐 조장과 감독 관청의 직무유기로 우리의 가정은 위협받고 있습니다.

    카메라 출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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