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대통령, 밀실정치의 무대가 되었던 청와대 안가 철거]
● 앵커: 김영삼 대통령은 또 제3공화국 때부터 밀실정치가 이루어져왔던 청와대 안가, 이른바 안전가옥을 철거해서 휴식공간이 부족한 시민들에게 돌려주겠다고 했습니다.
이 안전 가옥이 언론에 처음으로 공개됐습니다.
황외진 기자가 보도해드립니다.
● 기자: 지금 제가 서있는 자리가 12.6 사건이 일어났던 궁정동 안가가 있던 집터입니다.
12.6 사건 재판이 끝난 뒤 집은 모두 헐리고 지금은 이처럼 빈터에 잔디만이 심어져 있습니다.
이번에 철거되는 안가는 청와대 근처 궁정동 지역 6개 동과 청운동 지역 3개동, 삼청동 지역 3개 동 등 모두 12동 만 1,000여 평에 이릅니다.
안전가옥의 준말인 안가는 3공화국 때인 70년대 초부터 청와대나 중앙정보부 등이 관리하면서 관계기관 대책회의 등 밀실정치의 무대가 되기도 했고 때로는 12.6 사건 때처럼 고위 인사들의 비밀스러운 만찬장으로 이루어지기도 했습니다.
오늘 처음으로 공개된 한국관과 영빈관 등 안가 2곳에는 안가가 만들어진 70년대로서는 꽤 호화스러운 응접세트에 침실까지 갖추고 있어 안가의 용도를 짐작게 해주고 있습니다.
청와대는 철거되는 안가 중 궁정동 지역 6개 동은 공원으로 개발해 청와대 관광객과 시민들의 편의시설과 휴식공간으로 활용하고 청운동 지역 3개 동은 산으로 복원하며 삼청동 지역은 서울시와 협의해 처리하기로 했습니다.
김영삼 대통령은 오늘 기자간담회에서 밀실정치가 이루어져온 안전가옥을 철거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 김영삼 대통령: 안가라고 해서 3공화국 때부터 역대 군사정권이 애용하고 이용해왔던 장소입니다.
여기에서 밀실정치가 이루어졌습니다.
여기에서 여러 가지 불행한 일들이 생겼습니다.
이 안전가옥이라고 하는 안가를 완전히 개방하도록 하겠습니다.
그 땅에는 공원을 조성해서 우리 시민들이 휴일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드는 일을 우리 청와대가 하도록 하겠습니다.
● 이장의 씨(과천시): 경무대 앞으로 추성문이라고 했어요.
추성문 그 앞을 친구 손 붙잡고 가방 들고 그러고 다녔던 기억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50년이 넘었는데 이렇게 될 줄은 몰랐네요.
너무 반가워요, 너무 고맙고요.
● 기자: 안가를 철거해 공원으로 만들기로 한 이번 조치는 지난 주말 청와대 앞길을 찾은 3만여 명의 관광객들이 공중 화장실이나 식수대가 없어 불편을 겪었다는 보고를 받은 김영삼 대통령이 안가를 시민공원으로 만들어 활용하도록 결심에 이루어졌습니다.
MBC뉴스 황외진입니다.
(황외진 기자)
뉴스데스크
김영삼 대통령, 밀실정치의 무대가 되었던 청와대 안가 철거[황외진]
김영삼 대통령, 밀실정치의 무대가 되었던 청와대 안가 철거[황외진]
입력 1993-03-04 |
수정 1993-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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