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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출동] 영농자금,간부들의 사금고로 악용[박기태]

[카메라 출동] 영농자금,간부들의 사금고로 악용[박기태]
입력 1993-04-25 | 수정 1993-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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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메라 출동][영농자금, 간부들의 사금고로 악용]

    ● 앵커: 카메라 출동입니다.

    농협의 돈이 엉뚱한 데로 흘러들어가고 있습니다.

    원래 농협의 일반자금과 영농자금은 농민을 돕자는 돈이었습니다만 이자가 매우 싼 이 자금들이 간부들의 사금고로 악용이 되고 있습니다.

    농민들은 이름만 도용을 당하고 있었습니다.

    한 지역의 단위농협을 카메라 출동이 뽑아서 그 실태를 알아봤습니다.

    ● 기자: 전남 영암군 시종면 농협협동조합, 불법과 비리투성이의 농협입니다.

    먼저 영농자금을 멋대로 유용했습니다.

    영농자금은 농민들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서 정부가 아주 싼 이자로 빌려주는 돈입니다.

    그래서 영농자금을 서로 쓰려고 다투기까지 한다고 합니다.

    ● 주민: 부락에서 영농자금 100만원 쓰려고 서로 싸우고 5만원 더 쓰려고 난리인데 그것도 안 주고 딱 100만원만 주고 안 주는데...

    ● 기자: 이 마을에는 한 집에 200만원 정도씩 돌아갔습니다.

    이 동네에 사는 문종식씨 작년에 영농자금 400만원을 빌려 썼습니다.

    다른 사람보다 2배나 받았습니다.

    이상해서 문종식씨를 찾아봤습니다.

    ● 아들: 아버지가 너무 갑자기 돌아가셨어요.

    ● 기자: 돌아가셨다는 것입니다.

    돌아가신 게 정확히 언제십니까?

    ● 아들: 91년 1월이나 될 거예요.

    ● 인터뷰(기자): 사망신고도 그때쯤 하셨습니까?

    ● 아들: 예, 그 한 달 이내에 했을 거예요.

    내가 했었어요, 그때 한 달 전엔가.

    ● 기자: 영농자금을 빌려 썼느냐고 묻자 당최 이해를 못합니다.

    ● 주민: 그때 92년도에 썼다고?

    ● 아들: 91년도 1월에 돌아가셨어요.

    ● 기자: 농협에 가보니 버젓이 출금전표까지 있습니다.

    92년 6월9일에 돈을 타갔다는 것입니다.

    유령이 농사를 짓겠다고 도장을 찍고 돈을 빌려간 것입니다.

    어찌된 일인가, 농협 직원들이 돌아가신 분의 이름을 도용해 영농자금을 빼쓴 것입니다.

    내부직원이 아니면 이런 일을 할 수 없는데도 시종농협에서는 모른다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돌아가신 분이 어떻게 400만원을 쓴 걸로 돼 있습니까?

    ● 신용1부장: 그것은 제가 잘 모르겠습니다.

    ● 기자: 이런 식으로 농협 직원들이 친척과 친구 이름을 빌려 허위로 가져다 쓴 영농자금이 허다합니다.

    조합장과 조합장 부인이 6건에 2,000만원, 담당 부장이 무려 10건에 3,800만원, 담당 직원이 3건 1,200만원 이런 식입니다.

    다음 일반자금, 농민들이 모은 돈입니다.

    담보를 잡고 비교적 많은 돈을 빌려주는 자금입니다.

    양달금씨 3,000만원을 빌려갔습니다.

    농촌에서는 큰 돈입니다.

    농사를 상당히 크게 짓는 사람이나 빌려 쓸 액수입니다.

    양달금씨 계십니까?

    혼자 사세요?

    ● 양달금: 예.

    ● 기자: 그런데 엉뚱하게도 70 고령에 혼자 사는 할머니입니다.

    돈을 빌려 쓸 이유가 전혀 없는 분입니다.

    농사는 전혀 안 지으시는 거예요?

    논밭도 없으시고요?

    ● 양달금: 예.

    ● 기자: 그럼 농사 자금 얻어 쓴 일이 없으시겠네요?

    ● 양달금: 안 얻어 써.

    ● 기자: 이렇게 확인된 것만도 7명에 2억1,000만원입니다.

    당연히 모든 관련 서류가 위조되었습니다.

    이 도장이 선생님 인감도장입니까?

    ● 주민: 예.

    ● 기자: 이 도장이 거기 찍혀 있던가요?

    ● 주민: 예, 이 도장이 찍혔어요.

    ● 기자: 그러면 거기에서 도장을 위조한 거네요?

    ● 주민: 그렇지요.

    ● 기자: 더 한심한 것은 이름을 도용할 대상으로 농협에 아쉬운 소리를 해야 하는 제일 가난한 영세농만 골랐다는 점입니다.

    ● 주민: 제일 못났으니까 하지.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들, 우리가 제일 못난 사람들이지.

    ● 기자: 시종농협에서는 이런 부정을 감추기 위해서 컴퓨터 전산망까지 조작했습니다.

    화면 위쪽이 시종에서 발행한 컴퓨터 조회표입니다.

    아래쪽은 서울의 중앙회에서 나온 같은 사람의 조회표입니다.

    위쪽 화면에는 분명히 3,000만원을 빌려 쓴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아래 화면에는 전혀 나타나지 않습니다.

    아무 근거도 없이 거액을 갖다 쓴 경우도 있습니다.

    시종농협의 출장소인 금월분소, 92년 9월30일 4,100만원이 나갔습니다.

    일주일 뒤인 10월6일 2,100만원, 이렇게 나간 돈이 모두 2억1,000만원입니다.

    어떤 근거를 남기고 가져갔습니까?

    ● 전 지소장: 근거는 별로 없고...

    ● 기자: 2억1,000만원이라는 거액이 보증인도 담보도 없이 단지 조합장의 지시만으로 지출되었다는 얘기입니다.

    ● 전 지소장: 조합장 것이다, 조합장 것이니까 줘라 그래서 줬어요.

    ● 기자: 도대체 이 돈을 누가 썼는가?

    먼저 조합장은 모두 직원들이 한 일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금월지소에서 돈을 갖고 오라고 하신 적이 있으시죠?

    ● 조합장: 전혀 없습니다.

    ● 기자: 그러나 조합장이 썼다는 증언이 얼마든지 있습니다.

    자기 마음대로 돈을 많이 썼더군요?

    ● 전무: 그 양반이 전국적으로 일을 많이 하고 상임감사도 출마하고 이 다음에도 다른 여러 가지 포부 등등 있고 해가지고 로비라든지 교제하는 활동을 많이 하시거든요.

    ● 기자: 감독기관인 농협중앙회와 전남도지회는 제대로 감사를 하지 않았습니다.

    ● 전남도지회 지도검사부장: 죽은 사람에게 영농자금이 나갔다는 것은 금시초문인데요.

    ● 기자: 그리고 일부 적발된 부분에 대해서도 하급 직원들에게만 상관의 지시를 맹종했다는 이유로 그 책임을 물었습니다.

    그러나 유령에게까지 돈을 빌려줄 만큼 이 조합을 복마전으로 만든 책임자, 조합장은 멀쩡합니다.

    이 사건을 수사한 목포지청은 농민들의 진정서를 받고도 한 달이 넘고도 그냥 붙들고 있다가 경찰서로 넘겨버렸습니다.

    그런데 수사를 담당했던 목표지청 수사과장은 그 이유를 분명하게 밝히지 못합니다.

    ● 목포지청 수사과장: 내용을 전혀, 파악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었죠.

    그 점에 대해서는 더 이상 제가 해드릴 얘기가 없고요.

    ● 기자: 수사과장이 조합장의 친구이기 때문이라고 주민들은 주장하고 있습니다.

    카메라 출동입니다.

    (박기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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