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좌석버스, 불법 심야영업]
● 앵커: 시내 좌석버스가 규정된 노선에서 기다리고 있을 승객은 아랑곳도 하지 않고 멋대로 승객이 많은 곳을 골라 다니는가 하면 요금이 더 비싼 심야버스로 위장해서 불법운행을 일삼고 있습니다.
단속을 책임질 서울시가 전혀 모르고 있는 이 불법 운행 현장을 뉴스데스크가 추적했습니다.
보도에 윤용철 기자입니다.
● 기자: 대원역의 113번 좌석버스입니다.
의정부에서 종로5가, 신사동을 거쳐 강남고속버스터미널까지 운행하는 버스입니다.
그런데 승객을 태워야 할 이 버스가 이상하게도 승객을 태우지 않습니다.
왜 그런지 이상해 이 버스를 뒤쫓았습니다.
대학로를 지나 이화동 로터리를 통과한 버스가 오른쪽으로 꺾어집니다.
그리고는 갑자기 유턴을 합니다.
고속터미널까지 가야 할 이 버스가 중간에서 되돌아가는 것입니다.
되돌아가면서도 승객을 태우지 않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왜 안 태운대요?”
“고장 났답니다.”
고장 났다는 버스는 잘도 달립니다.
왜 이 문제의 버스는 불법 회차를 하고 승객을 태우지도 않는 것일까.
삼선교 로터리에 도착해서야 그 이유가 확실해졌습니다.
승객 많은 곳을 두고 연료를 없애가며 터미널까지 갈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삼선교 로터리에는 이 113번 말고도 이런 버스가 3대난 더 있습니다.
“중간에 아까 종로5가에서 도는 걸로 안 돼 있잖아요?
계속 따라왔는데”
● 불법 회차 운전자: …
● 기자: 불법은 이것만이 아닙니다.
이 승원여객 버스는 앞뒤 그리고 옆의 노선 번호가 다릅니다.
앞과 뒤는 712번이고 한쪽 옆은 902번입니다.
정식으로 허가 난 심야버스는 앞뒤 옆 모두 902번을 달고 있어야 합니다.
“요금 얼마 받아요?
천 원 받아요?
차번호는 왜 바꾸셨어요?”
좌석버스 요금은 550원이고 심야버스 요금은 천원입니다.
이 버스는 승객 당 450원을 더 받기 위해 버젓이 심야버스 행세까지 하고 있는 것입니다.
버스회사 담당자는 번호판이 서로 다를 리가 없다며 불법 행위를 부인합니다.
● 승원여객 운영차장: 그런 것이 있으면 내가 시정 바로 하겠습니다.
그런 건 내가 여태까지 듣지를 못했는데.
또 그런 지시를 한 적도 없고.
● 기자: 그러나 담당자의 발뺌에도 불구하고 번호판이 서로 다른 유령버스는 이곳 차고지에서도 목격됐습니다.
이를 단속해야 할 서울시에서는 이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습니다.
“몇 달 째 계속되고 있거든요.”
● 서울시 운수1과장: 그럴 리 없을 겁니다.
우리가 오늘이라도 조사를 해서 있다면 조치 취하겠습니다.
● 기자: MBC뉴스 윤용철입니다.
(윤용철 기자)
뉴스데스크
서울 시내 좌석버스, 불법 심야영업[윤용철]
서울 시내 좌석버스, 불법 심야영업[윤용철]
입력 1993-05-10 |
수정 1993-05-10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