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공의 돈줄’ 이원조 의원]
● 앵커: 지난 10년 가까이 이원조 의원에 따라다닌 별칭은 금융계의 황제, 5. 6공의 돈줄 등 아주 어마어마한 것들이었습니다.
이원조 의원은 과연 어떤 사람인지 정일윤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지난 80년 신군부 세력이 집권한 이래 이원조 씨는 내내 금융계의 황제로 군림해왔습니다.
은행장이나 은행임원의 승진은 이원조 씨의 제가 없이 불가능했고 심지어는 재무부 인사에도 그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게 금융계에서는 비밀이 아니었습니다.
평범한 은행원에 지나지 않았던 이원조 씨가 금융계의 황제로 군림하게 된 것은 같은 고향이라는 끈으로 신군부 실세와 청년장교 시절부터 맺어온 두터운 친분이 배경이었습니다.
80년 신군부가 정권을 잡던 그해 그는 제일은행 인사 부장에서 상무로 승진한 뒤 대통령 경제비서관으로 발탁됐다가 곧바로 석유공사 사장을 취임하는 엄청난 변신을 경험합니다.
석유공사사장시절 수조 원에 이르는 석유안전기금을 관리하면서 그의 위세는 더욱 커집니다.
당시 이원조 씨의 여비서라도 한 번 만나기 위해 금융계인사들이 줄을 이었다는 일화가 그의 힘의 크기를 가늠케 합니다.
86년 은행감독원장취임은 황제의 대관식에 비유됩니다.
이제 노골적으로 금융계의 이원조사단을 구축합니다.
그 후로도 13대와 14대 여당의 전국구 국회의원으로 정계에까지 발을 넓힙니다.
그러나 새 정부가 들어서고 난 후 박기진 전 제일은행장, 이병선 전 보람은행장, 안영모 전 동화은행장 등 그의 후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인사들이 하나 둘 자리를 물러나고 그 역시 사정의 주된 표적으로 떠오릅니다.
시가 10억 원이 넘은 저택을 어린 손자에게 물려주면서도 아들에게는 재판을 걸어 땅을 되찾은 그는 이제 더 이상 황제도 선량한 시민도 아닙니다.
MBC뉴스 정일윤입니다.
(정일윤 기자)
뉴스데스크
‘5·6공의 돈줄’ 이원조 의원[정일윤]
‘5·6공의 돈줄’ 이원조 의원[정일윤]
입력 1993-05-18 |
수정 1993-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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