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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출동]청소년들의 전자오락 실태와 잘못된 행정 규제[박용찬]

[카메라 출동]청소년들의 전자오락 실태와 잘못된 행정 규제[박용찬]
입력 1993-09-26 | 수정 1993-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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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메라 출동]청소년들의 전자오락 실태와 잘못된 행정 규제]

    ● 앵커: 카메라 출동입니다.

    부모님들은 전자오락실에 가보셨습니까? 전자오락실에서 우리 청소년들이 피를 튀기며 싸우거나 퇴폐적인 게임을 즐기고 있습니다.

    이렇게 된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불법 복제품이 판을 치는 것을 묵인한 행정, 그리고 도저히 자기 관할로 볼 수 없는 보사부가 주도를 해서 적당히 넘어가는 심의제도에 문제가 있습니다.

    박용찬 기자가 고발하겠습니다.

    ● 기자: 캡틴코만도, 주인공이 다가오는 악당들을 물리친다는 내용입니다.

    칼을 휘두를 때 마다 피가 튀면서 몸이 뚝뚝 두 동강이 납니다.

    다름은 사무라이 쇼다운, 현란한 일대일 대결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주인공이 이겼습니다.

    패자의 가슴에서 피가 분수처럼 솟아오릅니다.

    제목 모탈 컴배트, 다리 위에서 격투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주인공이 끝내기 주먹을 날렸습니다.

    잔인합니다.

    티피쓰앤 비비쓰, 폭탄이 터지기 전에 미로를 빠져 나와 탈출한다는 내용입니다.

    탈출에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폭탄이 터졌습니다.

    지금 화면을 통해서 본 오락프로그램들은 모두 불법으로 복제된 것 들입니다.

    잔인하고 선정적인 외국의 오락게임들이 그대로 복제돼서 청소년오락장에서 유통되고 있는 것입니다.

    불법 복제는 어떻게 하는가.

    오락게임용 기판입니다.

    빨간 동그라미 안이 게임의 내용물이 담겨있는 기억장치입니다.

    그리고 노란색부분은 복제를 막기 위해 특별히 장치된 회로뭉치입니다.

    원래 기판을 갖다 놓고 이 두 부분을 다른 기판에 다시 배열시키면 똑같은 내용의 복제 기판이 완정되는 것입니다.

    오른쪽은 원래기판, 왼쪽은 본제기판입니다.

    대체로 복제기판은 원판보다 크기가 큽니다.

    밀집되어있는 원래 기판의 각종 부품들을 풀어헤쳐서 다시 배열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기판만 복제하는 것이 아닙니다.

    기판에 부착되는 심의 필증까지 위조합니다.

    적발된 600장의 위조 필증입니다.

    기판에는 각각 고유의 심의번호가 매겨집니다.

    따라서 기판마다 다 심의번호는 달라야 합니다.

    그런데 오른쪽과 왼쪽 필증 모두 101번, 같은 번호가 적혀 있습니다.

    진짜와 똑같은 위조 필증인 것입니다.

    서울 청계천 세운상가, 한때 불법복제가 성행했던 곳 입니다.

    사무실 한 군데를 가봤습니다.

    기판에 부착시킬 각종 기판들이 널려 있습니다.

    사무실 구석구석 복제된 기판들이 신문지에 가려진 채 수북이 쌓여 있습니다.

    복제품 단속이 강화되는 요즘, 청계천은 더 이상 안전한 장소가 되지 못합니다.

    ● 빅코(오락게임 개발업체):사장: 이제는 청계천에서 잘 안한다.

    지금은 다 변두리로 나갔다.

    점조직으로 돼있다.

    판매조직 잡으면 그 앞 제조업자를 잡아야 하는데, 앞에 사람 모른다.

    ● 기자: 불법 복제만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적법하게 심의를 거쳐 유통되는 오락게임 역시 문제가 많습니다.

    우선 폭력성입니다.

    내용이 없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격투만 벌입니다.

    주먹이 모자라면 서슴없이 각종 흉기가 등장합니다.

    서구식 승부개념만이 존재합니다.

    제목 병정놀이 입니다.

    그러나 화면을 틀어놓으면 고스톱게임입니다.

    화투패의 원래 그림 대신 군대 계급장을 그려 넣은 것입니다.

    그래 놓고도 제목은 병정놀이입니다.

    업소용 오락게임심의는 전자유기장업협회에서 맞고 있습니다.

    유기장 협회, 오락실 업자들이 모여서 만든 권익단체입니다.

    공공기관이 아닌 이익단체가 심의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 문화체육부 영상음반과: 거기서(유기장 협회) 윤리성검토를 하고 있는데, 동업자단체에서 윤리성 검토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 기자: 그리고 심의에 참여하는 구성원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심의위원들의 명단입니다.

    공무원6명 그리고 유기장 협회 간부 3명입니다.

    학자나 전문가는 물론이고, 청소년들의 보호자인 학부모나 교사마저도 전혀 심의에 참여하고 있지 않습니다.

    ● 유기장 협회 심의위원(문화체육부): 사회단체 임원 학자 같은 구속받지 않고 사회공공성을 대표할 수 있는 사람들이 심의위원으로 위촉되는 것이 낫지 않은가 생각한다.

    ● 기자: 심의기준에도 허점이 있습니다.

    사회성과 퇴폐성, 그리고 청소년에 대한 정서 유해여부만이 명시되어있습니다.

    구체적이고도 명확한 기준이 서있지 않은 것입니다.

    그나마 폭력성에 대한 언급은 아예 빠져있습니다.

    ● 유기장협회회장: 극장에서는 총을 맞고 피가 나는데, 전자오락에서 피가 안 나는 건 얘기가 안 된다.

    피가 솟는 것 현실 아닌가?

    ● 기자: 마지막으로 법이 잘못되어있습니다.

    오락내용물에 대한 심의 내용이 엉뚱하게도 환경위생을 다루는 공중위생법에 규정되어있습니다.

    이법에 따라 심의에 관한 최종감독기관도 보건사회부가 됩니다.

    보사부가 영상물을 담당하고 있는 것입니다.

    전문성이 없는 보사부 따라서 보사부는 지난 90년 산하단체인 유기장 협회에 심의권을 위임했습니다.

    ● 보건사회부 공중위생과: 지금 현재 이것이(오락게임 심의)공중위생법에 규정된 것 자체가 합리성이 없다.

    이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

    ● 기자: 카메라 출동입니다.

    (박용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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