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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카메라 출동]개 도살 처리현장 고발[최문순]

[카메라 출동]개 도살 처리현장 고발[최문순]
입력 1993-10-10 | 수정 1993-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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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메라 출동][개 도살 처리현장 고발]

    ● 앵커: 카메라 출동입니다.

    보신탕은 여러 가지 논란이 계속해서 있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이 여전히 즐기는 음식인 것만은 분명합니다.

    닭고기의 처리가 까다로운 절차를 따르는 것과는 달리 개 처리가 법과 행정의 바깥에 방치돼 있습니다.

    이래서 개의 도살이 혐오스럽고 보기에 처리가 불결한 실정입니다.

    최문순 기자가 현장을 고발합니다.

    ● 기자: 경기도 성남시 모란시장.

    유명한 재래시장입니다.

    3년 전쯤부터 개고기 유통이 크게 늘어난 곳입니다.

    시장 안으로 들어가 보면 도축된 개들이 즐비하게 진열돼 있습니다.

    도대체 이 개들은 어디서 어떻게 도축되는가, 먼저 도축장을 찾아 봤습니다.

    시장에서 안쪽으로 300여m 들어간 곳, 대형 개장이 30여개 모여 있습니다.

    여기에 손님들이 안내돼 와서 직접 개를 고릅니다.

    그리고 흥정을 합니다.

    - 그거 얼마예요?

    - 이게 27,8근.

    ● 기자: 흥정이 끝나면 그 자리에서 도살을 합니다.

    목덜미를 잡고 쇠몽둥이로 때립니다.

    밖으로 끌고 나옵니다.

    다시 한 번 전기 충격을 가합니다.

    이런 일이 하루 종일 벌어집니다.

    한 부부가 개를 골랐습니다.

    올가미로 목을 걸어 끌어냅니다.

    이번에는 바로 전기충격을 가합니다.

    개가 비명을 지르다 바로 뻣뻣해집니다.

    올가미를 벗겨내고 다시 충격을 줍니다.

    또 한 마리를 같은 방법으로 잡습니다.

    도축된 개는 오토바이에 실려 부근에 있는 처리공장으로 갑니다.

    먼저, 끓는 물속에 넣습니다.

    잠시 뒤에 털 뽑는 기계 속으로 옮깁니다.

    빠르게 회전하는 원통 속에서 털이 모두 뽑힙니다.

    털이 뽑히고 나면 가스불로 그을립니다.

    여기서 다시 오토바이로 실려 가게로 가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개고기가 만들어지는 전형적인 과정입니다.

    이 과정은 전혀 법의 통제를 받지 않습니다.

    현행법은 닭 한 마리를 잡더라도 그 과정과 시설, 위생 상태를 엄격히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개에 대해서는 아무런 규정을 두지 않고 있습니다.

    결국 많은 문제를 낳고 있습니다.

    첫째, 도축이 멋대로 이루어집니다.

    도축은 정서적 충격과 혐오감을 주는 행위입니다.

    그래서 일정한 시설을 갖추고 밀폐된 공간에서 은밀히 이루어지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개의 경우는 공개된 장소에서 누구나 볼 수 있도록 공개적으로 이루어집니다.

    아무런 도축 시설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다음, 위생 상태는 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여기에는 파리가 들끓습니다.

    온갖 오수와 폐수가 그대로 버려집니다.

    처리시설이 있을 리 없습니다.

    하수구를 통해서 그대로 시냇물로 흘러들어 갑니다.

    ● 관리인: 날마다 청소를 해도 여러 마리가 있으니 위생이 좋다고 볼 수 없죠.

    ● 기자: 병든 것처럼 보이는 개도 여러 마리 있습니다.

    이런 상태로 도축된 고기가 대량으로 유통되고 있습니다.

    ● 도축업자: 이 망에 800마리가지 들어가죠.

    (모두)치면 7,000마리 이상 됩니다.

    ● 기자: 복날에 잘 나가면 몇 마리나 팔려 나가는 데요?

    ● 도축업자: 1,000마리요.

    ● 기자: 우리는 이 문제는 오랫동안 방치해 왔습니다.

    그 사이에 문제는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이제 어떤 식으로든 결론을 내릴 때가 됐습니다.

    카메라 출동이었습니다.

    (최문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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