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한남대교의 안전성 실험]
● 앵커: 카메라 출동입니다.
한강다리들은 과연 안전한지 의문을 풀기 위해서 취재팀은 가장 교통량이 많은 한강의 한남대교 밑에 들어갔습니다.
결과는 매우 부정적입니다.
물밑 교각의 상태는 한심하고도 처참한 실정입니다.
대형사고 때마다 고위관리들이 내걸었던 안전점검이라는 지시는 눈에 안 보이는 물밑에까지는 울려 퍼지지 못했습니다.
임정환기자입니다.
● 기자: 서울 강ㆍ남북의 중심부를 잇는 한남대교입니다.
한남대교는 지난 66년 착공돼 3년 뒤인 99년 완공되었습니다.
당시 다리 이름은 제3한강교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넓은 교량 이였으면 시공회사는 현대건설 주식회사입니다.
개통당시부터 제3한강교는 경북고속도로 와 서울도심을 잇는 서울의 관문 이였고84년에는 한남대교로 명칭이 바뀌었습니다.
지금도 한남대교는 하루통행 차량이 18만대가 넘어 서울에서 가장 분비는 교량입니다.
이런 한남대교가 과연 안전에는 문제가 없는가?
이것은 다리의 상판을 떠받치고 있는 교각입니다.
겉으로 봐서는 멀쩡합니다.
그럼 물속에 잠긴 부분 즉 교각 기초부분은 안전한지 확인해 보겠습니다.
물속 아래로 내려가자 교각 표면에 이물질이 잔뜩 끼어 있습니다.
일 년 중 비교적 물이 맑은 영하의 겨울철인데도 부유물이 많습니다.
따라서 시야가 50CM 이내입니다.
물밑으로 5M 정도 내려가니 콘크리트가 파나갔습니다.
교각표면이 결을 잃으면서 가로로 푹푹 파여 있습니다.
그 사이로 철근이 들어나 보입니다.
파인 곳에 콘크리트 치자 콘크리트가 떨어져 나갑니다.
손으로 만져도 과자부스러기처럼 힘없이 떨어집니다.
콘크리트가 삭아버린 것입니다.
파인깊이가 보통 50CM 정도입니다.
그것도 교각을 빙 돌아가면서 겹겹이 파여 나갔습니다.
이곳은 파인깊이가 1M나 됩니다.
파인 곳에는 철근이 앙상하게 보입니다.
이 철근 안쪽에도 콘크리트가 파져 나갔습니다.
교각이 심하게 손상되어 있는 것입니다.
좀 더 아래로 내려가 봤습니다.
이곳은 철판 오물통으로 교각이 쌓여 있습니다.
교각 끝에 이루자 땅속에 묻혀야할 교각이 물위에 떠있습니다.
그 높이가 60CM나 됩니다.
안쪽으로 파해진 상태도 깊어 손이 닿지 않습니다.
얼마나 깊은지 막대자로 넣어봤습니다.
1M 50CM 됩니다.
교각 맨 아래 기초가 물위에 떠있고 교각 중심부를 향해 콘크리트가 계속 유실 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림으로 보면 정상 교각 상태는 이렇습니다.
그런데 물속 상부교각은 3M높이로 콘크리트가 푹푹 파여 심하게 손상된 것입니다.
그리고 하부교각은 끝부분이 하상에서 60CM정도 떠있고 안쪽으로는 1M50CM이상이 이런 형태로 패 나가진 것입니다.
이번에는 다른 교각 상태를 알아보겠습니다.
이곳역시 교각표면이 푹푹 파여 있습니다.
그 깊이도 팔 길이만큼 깊습니다.
안쪽으로는 철근이 앙상합니다.
철근 뒤 쪽에도 역시 콘크리트가 파여 있습니다.
파인 곳이 마치 동굴 같습니다.
콘크리트 역시 힘없이 떨어져 나갑니다.
그야 말로 콘크리트가 삭을 대로 삭은 것입니다.
교각 맨 밑으로 내려가자 웬 물고기 때가 보입니다.
물고기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습니다.
이곳도 교각 맨 밑 부분이 땅속에 묻히지 않고 떠있습니다.
물고기 때가 교각 아래에서 동면하고 있는 것입니다.
어찌나 물고기가 많은지 팔이 교각 빈틈으로 들어가지가 않습니다.
하상일 때는 교각 밑으로 물고기 때가 빙 둘러 가면서 서식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곳은 또 다른 교각입니다.
역시 푹 파여 있습니다.
파인 폭이 넓습니다.
또 철근도 심하게 들어나 있습니다.
철근을 비비자 빨간 녹물이 나면서 가늘어 집니다.
보이지 않는 물속 교각 상태가 엉망인 것입니다.
이처럼 훼손이 심한 교각들은 유람선이 다니는 주변 4개의 교각입니다
또 이 지역은 가장 깊어 수심이 10M가 넘는 곳입니다.
그럼 교량 안전문제는 어떤지 전문가에게 취재 테이프를 보여줬습니다.
진단은 예상 대로입니다.
● 황학주(연세대토목공학과) : 철근 안쪽까지 (침식이) 들어오면 외력 이겨내는 단면을 먹고(깎고) 들어오니깐 곤란하다. 반드시 보강해야 한다.
● 기자: 한남대교 보수 필요합니까?
● 황학주(연세대토목공학과) : 해야 한다.
● 기자: 다리상태가 이런대도 서울시 담당 책임자는 안전하다는 주장입니다.
● 담당과장(서울시청) : 한강에 있는 다리들 위험하다고 판단되는 것 하나도 없다.
● 기자: 이것은 한남대교 시설 관리카드입니다.
상판에 대한 보수 기록은 많습니다.
그러나 교각에 대한 보수 기록은 82년 단 한 차례 밖에 없습니다.
● 담당과장(서울시청) : 콘크리트가 떨어져 나가든지 (보수기록이) 하나도 없는 것은 아래시설(수중교각)은 현재까지 괜찮다.
● 기자: 더욱 이상한 일은 지난해부터 10억여 원을 들여 한강 교량등 주요구조물에 대한 안전진단을 실시했는데도 서울시가 한강교량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발표한 사실입니다.
물론 이 진단에서 한남대교의 수중교각이 심하게 훼손 된 것이 발견되었습니다.
결국 한남대교는 부실공사와 관리 공백으로 겉만 멀쩡해 보이지 물속 교각의 콘크리트가 계속 유실되면서 위험수위로 치닫고 있는 것입니다.
● 기자: 다리가 무너질 수 있다는 위험성에 대해서 생각해 보셨어요?
● 시민들 : 그 생각 전혀 못해봤다. 그런 생각 한 번도 안 해봤다. 다리가 왜 무너지나?
● 기자: 시민들은 이 다리가 위험하다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여러 가지 형태의 대형 참사 사고가 많았습니다.
모두 안이한 자세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다리가 이지경이 되도록 방치한 서울시의 안이한 자세가 계속 된다면.
이 한남대교에도 대형 사고가 닥칠 것입니다.
카메라출동입니다.
(임정환 기자)
뉴스데스크
[카메라출동]한강 한남대교의 안전성 실험[임정환]
[카메라출동]한강 한남대교의 안전성 실험[임정환]
입력 1993-12-19 |
수정 1993-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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