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력도 섬에 할머니 홀로 상주]
● 앵커: 도회지에 크리스마스, 인파와 차량의 북적거림 속에서 다가오고 있습니다마는 이번에는 소설 같은 얘기하나 전해드리겠습니다.
주민들이 모두 뭍으로 떠나버리고 만 빈 섬을 파도소리 만을 벗 삼아서 홀로 지키고 있는 60대 할머니가 있습니다.
우리 고향을 지키는 어른들 다시 생각해 보는 시간되시길 빕니다.
목포문화방송 오경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목포에서 뱃길로 한 시간 반, 올해 64되는 김매화 할머니가 3년 째 홀로 섬을 지키며 살고 있는 전남신안군 암좌면 요력도입니다.
바로 앞 큰 섬에서 시집온 뒤 이 섬에서만 40년, 한 때 일곱 가구나 됐던 이웃들이 하나 둘 빠져나가 3년 전부터는 혼자 지내고 있습니다.
도시로 나간 4자려가 보내주는 생활비로 사는데 걱정은 없지만 소일거리의 텃밭 마늘농사가 올해는 힘에 부쳐 절반으로 줄였습니다.
저녁반찬으로 쓸 굴을 따면서 자녀의 얼굴이 자꾸 떠올라도 도시생활을 도무지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70를 바라다보는 이 할머니에게는 낯선 도시생활보다는 외롭고 적적하기는 하지만 겨울파도와 바람소리가 뒤엉킨 섬 생활이 더 견딜 만합니다.
● 김매화 할머니: 겨울에는 파도소리가 그냥 너무나도 슬퍼요.
밤에는 짐승들이 울고, 그래도 마음이 편해요.
도시생활보다는.. 도시에 가서는 못살겠습니다.
● 기자: 아이들의 낙서만 남긴 채 창고로 변해버린 분교, 한 가족처럼 지내던 경찰초서도 철수했습니다.
할머니는 가끔 양식을 실어다 주는 마을 이장에서 뭍으로 간 사람들이 언제쯤 돌아오겠느냐 물어보며 다정했던 이웃들을 떠올리곤 합니다.
MBC뉴스 오경환입니다.
(오경환 기자)
뉴스데스크
요력도 섬에 할머니 홀로 상주[오경환]
요력도 섬에 할머니 홀로 상주[오경환]
입력 1993-12-23 |
수정 1993-12-23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