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열차전복 대참사의 순간[홍기백]

[ 부산 열차전복 대참사의 순간 ]

● 앵커: 이제 곧 구포역에 도착한다고, 혹은 기지개를 펴다가, 혹은 짐을 구리다가 그만 아비규환으로 변하고만 사고, 정말 순식간이었습니다.

악몽의 전복 사고 순간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재현해 왔습니다.

보도에 홍기백 기자입니다.

● 기자: 이번 사고가 발생한 곳은 부산 구포역으로 불과 700여 미터 앞둔 지점.

낙동강이 인접해 있어서 다른 곳에 비해 지반이 약한 곳이었습니다.

수십 명의 생명을 앗아간 이번 참사는 사고 열차에 15분 정도 앞서 다른 무궁화호 열차가 지나간 뒤 지반이 서서히 무너져 내리면서 시작했습니다.

사고 열차의 기관사 노진환 씨가 철로가 붕괴돼 있는 것을 발견한 것은 사고 지점을 불과 50여 미터 앞두고 였습니다.

기관사 노 씨는 노선에 이상을 발견하고 급제동을 걸었지만 열차를 세우기에는 제동 거리가 너무 짧았습니다.

기관차는 결국 달려가는 탄력을 이겨내지 못하고 붕괴된 구덩이 속으로 쳐박히고 말았습니다.

뒤이어 발전차와 승객을 태운 6호차, 5호차도 잇따라 추돌하면서 선로를 벗어나 구덩이로 전복됐습니다.

순간 열차 안은 아수라장으로 변했습니다.

구포역에서 내릴 준비를 하던 승객들은 꽝하는 순간 짐짝처럼 열차 밖으로 튕겨져 나갔고 자리에 앉아 있던 승객들은 성냥갑처럼 구겨진 열차 안에 끼어 아비규환의 참상이 벌어졌습니다.

평화롭던 일요일 오후가 피로 뒤범벅이 된 대참사의 날로 바뀌는 순간이었습니다.

MBC뉴스 홍기백입니다.

(홍기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