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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출동]탈세 무법지대인 주류유통구조[임정환]

[카메라출동]탈세 무법지대인 주류유통구조[임정환]
입력 1994-01-30 | 수정 1994-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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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메라 출동]

    ● 앵커: 카메라 출동입니다.

    술이 유통되는 구조는 취하지 않고는 도저히 이해되지 않을 정도입니다.

    술에 관계된 곳이 모두 탈세를 공공연하게 저지르고 있지만 소비자만 술값을 꼬박꼬박 내고 있다고 합니다.

    임정환 기자가 추적했습니다.

    ● 기자: 서울 제기동의 재래시장입니다.

    이곳에서는 모든 물품이 도매 거래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이 무자료 거래입니다.

    즉,세금을 내지 않는 탈세 거래인 것입니다.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물품이 술입니다.

    이곳에 술을 가득 실은 차들이 들어옵니다.

    맥주를 실은 차, 양주를 실은 차, 소주를 실은 차.

    주류 도매상으로부터 불법 유출된 술 들입니다.

    그 양이 얼마나 많은지 맥주나 소주는 길바닥에 야적해 놓습니다.

    이것도 부족해 가게에서 멀리 떨어진 가정지에 까지 쌓아 놓습니다.

    이 문제의 한 가게에 들어가 봤습니다.

    막 거래를 끝냈는지 한 사람이 수표와 현금 뭉치를 챙기고 있습니다.

    이 가게 안팎으로 불법 양주만 300박스가 넘게 쌓여있습니다.

    돈으로 치면 3,000만 원이 넘습니다.

    이 가게는 소주, 맥주, 음료수를 길가에 잔뜩 쌓아놨습니다.

    안으로 들어가 문을 여니 고급 양주 등 각종 술이 역시 가득 차 있습니다.

    모두 불법으로 유통되고 있는 겁니다.

    ● 불법 유통업자: 고발해, 고발하면 될 거 아니야.

    고발해 그러면.

    (불법이면서 큰소리 치고 그래요?)

    뭐가 불법이야 불법은.

    나가 나가.

    ● 기자: 이번에 또 다른 가게를 가봤습니다.

    이곳은 셔터가 내려져 있습니다.

    셔터 문을 올리자 비밀리에 영업하고 있는 곳입니다.

    사무실에 들어가 거래 영수증을 봤습니다.

    영수증에 사업자 등록번호가 한결같이 없습니다.

    탈세를 위해 무자료 거래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지역 가게들이 모두 이런 식으로 불법영업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 상인: 여기 있는 골목(불법 실태가) 다 그렇다.

    우리집 만 그런 것 아니다.

    ● 기자: 이곳의 술은 중간 상인들에게도 상당수 넘어갑니다.

    서울 방배동의 한 중간상입니다.

    마당에 술이 빽빽이 쌓여있습니다.

    천막 내부에도 각종 술과 음료수가 즐비합니다.

    한 마디로 술집에서 필요한 것들이 골고루 갖춰져있습니다.

    사무실 안입니다.

    커튼을 젖히자 양주가 가득 쌓여있습니다.

    영수증을 보니 700만 원이 넘고 800만 원이 넘습니다.

    상당한 거래입니다.

    ● 중간상인: (이런데가 300군데 되나?)

    300군데 넘는다.

    엄청나게 많다.

    ● 기자: 이곳에서 각종 술이 술집 등으로 배달됩니다.

    술을 싣고 나가는 지프차를 따라가 봤습니다.

    쫓아 가보니 대형음식점, 단란주점, 카페, 안 가는 곳이 없습니다.

    4군데나 들렀는데도 차 안에는 술이 많습니다.

    강남의 한 유흥가입니다.

    술집에서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가 다 아는 사실입니다.

    그런데도 술집의 탈세가 계속 끊이지 않는 것은 그 만큼 술 유통 구조가 잘못됐기 때문입니다.

    현재 술 유통 구조는 이렇습니다.

    술 제조 회사에서 전량이 허가받은 주류 도매상으로 공급됩니다.

    여기서 다시 유흥업소와 중간 도매상 또는 소매상으로 넘어갑니다.

    이때 자료, 즉 세금 계산서를 반드시 주고받게 돼있고 국세청도 탈세를 막기 위해 이를 상호 점검하도록 돼있습니다.

    그런데 왜 술 유통 실태가 이 모양인가?

    우선 허가 받은 소수의 주류 도매상에 문제가 있습니다.

    ● 상인: 대리점(도매상)에서 덤핑이 나오는 거다.

    사고 시펑도 그런 물건(불법주류)없으면 장사 못한다.

    대리점에서 덤핑하니깐 이 물건들 다 나온다.

    ● 도매상 대표: 정상적으로 팔려면 룸살롱 같은데서 자료를 안 받을려고 해서 (술을) 팔수가 없다.

    도저히 못 판다.

    ● 기자: 결국 상당수 도매상들은 쉽게 많은 양을 팔 수 있고 빠른 자금 회전 때문에 세금 계산서 없이 무자료 상가, 유흥업소에 술을 넘겨줍니다.

    이렇게 해 놓고 도매상들은 불법으로 세금 계산서 만을 별도로 구입합니다.

    ● 도매상 대표: 자료는 이런것만 전문적으로 소개하는 곳 잇다.

    연결은 전화상으로 연결, 얼굴은 못본다.

    그쪽(무자료상)에서 사업자 등록번호를 다 적어준다.

    ● 기자: 도매상이 이 사업자 번호를 받아 매출 전표를 짜 맞춰 작성한 뒤 세무서에 보고하면 완벽한 거래로 위장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무자료 술을 공급받은 유흥업소등은 쉽게 탈세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불법 술 유통이 성행하는 또 다른 이유는 단속이 제대로 안되는 것입니다.

    ● 관할 파출소장: 거의가 불법이다.

    (불법이면 단속해야 되지 않나?)

    경찰이 (단속) 하는 것 아니 아니고 국세청에서 가끔 주기적으로 한다.

    ● 기자: 구청의 단속차도 이곳을 그냥 지나가기만 합니다.

    하다못해 불법 노상 적재조차 단속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단속 주무관청인 국세청도 실정을 뻔히 알고 있으면서도 속수무책입니다.

    ● 담당과장(국세청): 오랫동안 계속됐기 때문에 하루아침에 없앤다는 것은 큰 권력이면 모를까 담당과장으로서 하루아침에 근절된다는 것은 어렵다.

    ● 기자: 결국 세금 꼬박꼬박 내는 사람 따로 있고 공공연히 탈세하는 사람 따로 있는 것입니다.

    카메라 출동입니다.

    (임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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