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보신주의]
● 앵커: 네, 어느 공무원이든 그 빈도는 다르겠습니다만 국민을, 주민을 대한다고 하는 입장에서는 다를 리가 없겠습니다.
사실 이 시점에서 국민에게 필요한 게 과연 무엇인지 제일 잘 알고 있는 사람, 그리고 그걸 행정으로 구체화 할 수 있는 사람, 바로 우리 공무원입니다.
이제 두 곳 지방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례를 적시해 드리겠습니다만, 혹시 시비거리가 될까봐 통상적인 행정 업무마저 엎드려서 눈치만 보고 하지 않는다면 과연 어떻게 되겠습니까?
그런 예는 지금 시나 도, 그리고 중앙 부처에서도 적지 않을 것 같습니다.
두 기자가 잇따라 보도합니다.
● 기자: 신안군 증도면 서옥정도입니다.
모두 7가구 17명의 주민들이 함께 모여 사는 이 낙도에는 여객선마저 다니지 않아 한 해 내내 손님맞이란 드문 일입니다.
그동안 군청 공무원들의 낙도 벽지 현장 방문은 주민 대화에 앞서 영세 노인과 소년 소녀 가장들에게 위문 금품을 전달하는 것이 통상적인 모습이었으나 요즘 들어서는 빈손으로 바뀌었습니다.
내년 지방 선거를 앞두고 공직자 사전 선거운동 시비가 잇따르자 이에 대한 부담을 느낀 자치단체장들이 이미 확보된 구호 차원의 예산마저 집행을 보류시켰기 때문입니다.
● 강대천 사회과장(전남 신안군): 낙도에 가서 그 어렵게 사시는 분들한테 항상 군수님이 지원을 했는데 그것이 주춤대다 보니까 조금 어려움은 있었습니다.
● 기자: 신안군의 경우 지난달 아패면 가랑도 등 낙도 방문 때 소년 소녀 가장들에게 120만원 상당의 쌀을 전달하려다가 이 계획을 취소한 이후 지금까지 불우이웃돕기 성금이나 구호 차원의 예산 집행을 대부분 중단했습니다.
사전 선거 운동의 기준과 구호 복지 예산 사용 지침이 일선 행정 기관에 시달되었는데도 대부분의 기관장들은 사전 선거 운동 시비에 휘말릴 것을 우려한 나머지 집행을 기피하는 실정입니다.
MBC뉴스 오경환입니다.
● 기자: 오갈 데 없는 불우 노인 100여 명이 수용되어 있는 한 노인 복지 요양원입니다.
이 요양원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행정 기관에서 보조해 주는 각종 지원금이 적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올해는 좀 다릅니다.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와 관련해 정부의 엄정한 사전 선거 운동 단속 등으로 행정 기관의 지원금과 독지가들의 성금이 크게 줄었습니다.
● 김순명 씨(노인 요양원 총무): 이번 지방자치제 선거 때문에 그런지 이번 기관장님들이 바로 그렇습니다.
그래서 저희들은 국가에서 지원해 주는 그러한 지원금 가지고서는 상당히 어려움이 있습니다.
● 기자: 이 같은 현상은 고아원과, 장애인, 부랑인 수용 시설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오는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치러질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행사 등 각종 위로 행사도 오해를 우려해서 행사 자체를 취소하거나 약식 행사로 치러질 에정입니다.
● 이영자 과장(진주시 가정복지과): 시 단위의 행사는 조금 대상이라든지 인원을 줄여서 시 단위 행사를 할 계획으로 있습니다.
● 기자: 또한 농어민 후계자나 자연보호협의회 등 사회 단체들도 지원금을 거의 받지 못해 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시민들은 그러나 정부 예산이 확보되어 있고 통상적인 행정 업무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각종 행사는 일선 행성 기관이 소신을 갖고 추진해 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진주에서 MBC뉴스 지종간입니다.
(오경환, 지종간 기자)
뉴스데스크
공무원 보신주의[오경환,지종간]
공무원 보신주의[오경환,지종간]
입력 1994-04-27 |
수정 1994-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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