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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출동]수백억원 들이고 무용지물된 분당 하수처리시설[고주룡]

[카메라출동]수백억원 들이고 무용지물된 분당 하수처리시설[고주룡]
입력 1994-06-05 | 수정 1994-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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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메라 출동][수백 억원 들이고 무용지물된 분당 하수처리시설]

    ● 앵커: 카메라 출동은 오늘 환경의 날을 맞아서 900억원을 들였다는 분당 신도시 하수처리시설을 살펴 보았습니다.

    하수 시설은 기본적으로 생활하수와 빗물이 따로 처리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실제는 어떨까요?

    땅 위에 있는 시설도 대충 짓는 판에 땅 밑의 시설이 제대로 되리라고 기대하는 것이 무리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곧 보시게 되겠습니다만 이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고주룡 기자입니다.

    ● 기자: 하루 17만 5천 톤의 생활하수가 발생하고 있는 분당 신도시.

    이곳의 하수 처리 방식은 이렇습니다.

    분류하수관, 즉 빗물관과 생활하수관을 분리 시공한 뒤 빗물은 빗물관을 통해 탄천 등 4개의 하천으로 직접 흘려보내고 생활하수와 오수는 하수관을 통해 탄천 하수종말처리장에서 정화 처리합니다.

    이곳의 하수처리가 제대로 되고 있는가.

    빗물만 흘러가도록 설계된 지하 빗물관으로 직접 들어가 보았습니다.

    깨끗해야 할 바닥에 더러운 물이 흐르고 있습니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바닥에 쌓인 시커먼 오니, 즉 하수찌꺼기가 올라옵니다.

    물이 흐르지 않는 곳에는 더러운 거품과 썩어가는 물이 고여있습니다.

    들어오면 안 되는 생활하수가 어디에선가 유입돼 썩고 있는 것입니다.

    ● 강주동(육삼 환경 보전회): 시커멓게 썩었습니다.

    아파트 우수만 흘러가야 되는 관인데, 이런 썩은 물이 이렇게 나오고 있습니다.

    ● 기자: 이 같은 생활하수가 어디서 유입되는가.

    먼저 주변 상가의 하수관을 점검해 보았습니다.

    아랫마을 건영 옴니 체인스토아.

    식당과 정육점 등이 입주해 있는 이곳의 하수배출 상태를 실험하기 위해 하수에 붉은색 염료를 섞어 흘려보냈습니다.

    ● 분당구청 하수계장: 도로상의 빗물만 흘러가라고 만든 빗물관이죠.

    ● 기자: 빗물관에서 생활폐수가 나오죠?

    ● 분당구청 하수계장: 고의적으로 연결시켰으니까 나오죠.

    그렇지 않으면 이쪽으로 나올 수가 없어요.

    ● 기자: 인근 임해촌 청구종합상가.

    흰색 염료를 섞은 실험용 하수가 역시 빗물관으로 흘러나옵니다.

    ● 기자: 우리가 조금 전 화장실 세면기에서 부었던 물이 이리로 방류되는 거죠?

    ● 기자: 다음은 오염도가 가장 높은 정화조 분뇨.

    이 변기의 물은 오수관으로 흘러 들어가야 됩니다.

    과연 그런지 노란색 식용색소를 한번 흘려보겠습니다.

    실험한 물이 흘러 들
    .0어가는 곳을 찾아 다시 땅속으로 내려가자 지하 빗물관으로 노란 물이 폭포처럼 떨어집니다.

    즉 하수관으로 흘러 정화 처리되어야 할 상가의 생활하수.

    심지어 화장실 분뇨까지 빗물관을 통해 탄천으로 그대로 유입돼 한강을 오염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다음은 빗물관 관리 실태.

    우수관 안에는 공사를 끝내고도 치우지 않은 콘크리트 조각으로 물이 흐르지 못합니다.

    따라서 집중호우 때면 빗물이 역류되어 주변도로가 침수될 염려가 높습니다.

    콘크리트에 묻혀있는 PVC관이 중간에 끊겨있습니다.

    또 통신케이블도 부서진 채 방치되어 있습니다.

    중간중간 토사를 치울 수 있도록 설계된 맨홀 역시 부실입니다.

    빗물관 유입구는 반이 막혀있어 빗물이 빗물관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벽채로 흘러들 경우 붕괴의 위험이 높습니다.

    결국 900억원이 든 하수도 공사는 부실시공 됐고 이를 찾아 보수하기 위해선 수십 억원의 예산이 다시 투입돼 도로가 또다시 파헤쳐져야 합니다.

    그러면 사업 시행자인 토지개발공사는 과연 무엇을 했는가.

    ● 토지개발공사 공사부장: 300km가 넘습니다.

    그런데 300km를 다 점검할 수 있습니까?

    ● 기자: 생활오수가 빗물관을 통해 그대로 흘러 들어 탄천과 한강이 계속 썩어가고 있지만 관련기관인 토개공과 성남시는 서로 책임을 떠넘깁니다.

    ● 기자: 분뇨가 우수관을 통해 하천으로 들어가는 데 책임을 누가 져야 합니까?

    ● 토지개발공사 품질관리부장: 건축주가 지어야죠.

    ● 기자: 그 다음 책임은요?

    ● 토지개발공사 품질관리부장: 성남시청입니다.

    ● 기자: 그리고 토지개발공사는 책임이 없습니까?

    ● 토지개발공사 품질관리부장: 저희들이 그것을 확인할 의무는 없습니다.

    ● 성남시 건설국장: 도로에서부터 관 자체를 전부 인수 안 한 상태에서, 아직 토개공 재산이다 이거에요.

    ● 기자: 카메라 출동입니다.

    (고주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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