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IAEA 탈퇴 선언 배경[홍길영]

[북한의 IAEA 탈퇴 선언 배경]

● 앵커: 언뜻 보면 돌출행동의 연속 같기도 합니다마는 북한 핵 놀음의 의도는 이처럼 노리는 바가 분명합니다.

그리고 그 궁극적인 속셈은 우리와 IAEA, 모두를 젖혀놓고 미국과의 직접 담판에 의한 일시 해결입니다.

북한의 IAEA 탈퇴 선언의 배경을 알아봅니다.

홍길영 기자입니다.

● 기자: 북한이 이번 국제원자력기구를 즉시 탈퇴하겠다고 선언한 직접적인 배경은 IAEA 이사회의 핵기술 원조 중단에 대한 반발입니다.

이 같은 배경 하에서는 유엔제재 조처가 강행될 경우 핵 확산금지조약, NPT조차도 탈퇴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표면적인 동기 뒤에는 북 핵 해법 구조의 틀을 단계적으로 바꾸려는 속셈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오승렬 박사(민족통일 연구원):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경로에서 IAEA를 철저히 배제함으로써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서만 핵문제에 관한 진전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 기자: 북한 핵을 둘러싼 해결 구조는 양 파로 둘러싸인 3개의 동심원으로 비유될 수 있습니다.

남북대화가 그 첫 번째 원이고, 북미회담이라는 다음 원, IAEA를 포함한 유엔의 원이 가장자리를 둘러싸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3월 특사교환을 전제로 한 남북대화의 원을 벗겨냈습니다.

그들은 이번에 IAEA와 유엔이라는 또 하나의 거추장스런 원을 다시 떨어내려는 수순을 밟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북한은 결국 핵을 둘러싼 모든 문제를 미국과의 담판을 통해 일시에 해결하자는 단순구조 방식으로 북면을 유도하려 하고 있습니다.

유엔제재 결의안 상정임박, 그리고 카터 전 미대통령의 방북을 바로 앞둔 시점에서 평양측은 클린턴과 서방측의 압력에 맞대응하면서 효과적인 핵 게임을 계속 벌여 볼 심상입니다.

MBC뉴스 홍길영입니다.

(홍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