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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출동] 마구잡이로 수입되는 녹즙용 약초 문제[최일구]

[카메라출동] 마구잡이로 수입되는 녹즙용 약초 문제[최일구]
입력 1994-06-16 | 수정 1994-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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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메라출동] 마구잡이로 수입되는 녹즙용 약초 문제]

    ● 앵커: 카메라 출동입니다.

    최근들어 건강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많은 농민들이 건강식품용 특용작물 재배에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특용작물 종자 수입에 대한 당국의 관리나 법적 규제가 허술한 틈을 타서 아무런 쓸모가 없는 종자가 마구 수입되는 바람에 우루과이라운드 파고로 가뜩이나 시름에 겨운 농민들이 큰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외국산 종자를 재배했다가 폐농을 한 농즙용 신선초재배 농가의 실태를 최일구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서울 근교 특용작물 비닐하우스.

    한 농민이 정성껏 재배해오던 작물을 경운기로 갈아 엎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

    ● 농민: 캐나다산이 가짜로 판명돼서 싹 정리하고 다시 심을려고 한다.

    ● 농민: 속이 비로 녹즙용이 아니라 다 (폐기)처분했다.

    ● 기자: 이 농민들이 당초 재배하려 했던 것은 신선초였습니다.

    신선초는 일본이 원산지로 80년대부터 국내에 들어온 녹즙용 건강식품.

    그러나 이들이 심은 것은 신선초가 아니라 캐나다와 영국에서 수입된 이름모를 작물이었습니다.

    국내에는 단지 신선초와 함께 미나리과에 속하는 아치안젤리카라는 학명으로만 알려지고 있습니다.

    ● 임웅규 교수(서울대): (녹즙용으로) 검증이 아직 안 돼있어요.

    아치안젤리카는 미나리과 식물인데 거기에 속하는 식물이 많거든요.

    아치안젤리카는 신선초라고 부를 수 없습니다.

    ● 기자: 줄기의 단면도 아치안젤리카는 속이 비어있는데 반해 신선초는 속이 꽉 차고 노란색의 즙이 스며나옵니다.

    맛에서도 쉽게 구분이됩니다.

    신선초는 씁쓸하면서도 단맛입니다.

    그러나 이 작물을 녹즙으로 마실 경우 여러가지 부작용을 나타낸다고 재배농민들은 말합니다.

    ● 재배농민: (아치안젤리카)먹고 죽을 뻔 했어요.

    막 어지럽고 배고 아프고...

    ● 재배농민: 이걸 짜가지고 한컵 먹으니까 속이 아려서 견디지를 못하겠어요.

    ● 기자: 아치안젤리카는 올해 초 국내의 한 종묘 수입상에 의해 수입된 뒤 중개상을 거쳐 전국 농가에 보급됐습니다.

    이같은 작물을 올해 처음으로 재배해 피해를 본 농가는 전국 천여 신선초 농가의 30%인 300여 가구.

    피해액수만 해도 전국적으로 10억원 이상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피해농민들은 그러나 종묘 수입상과 중개상들의 책임 회피로 보상받을 길이 막연한 실정입니다.

    종묘 수입상은 수입 작물의 특성을 분명히 밝혔기 때문에 잘못이 없다고 합니다.

    ● 종묘 수입상: 씨앗이 전달되는 과정에서 중개상들이 이것을 일본산인 것처럼 속여 판매하는 바람에...

    ● 기자: 중개상은 그러나 종묘 수입상이 캐나다 수입작물을 일본산보다 더 좋은 것으로 속였다고 말합니다.

    ● 중개상: 이거는 선별되고 더 좋은 것이라고 해서 다른 중개상들과 상의해서 구입했다.

    ● 기자: 어째서 이런 난맥상들이 빚어지고 있는가.

    먼저 외국의 낯선 종자를 수입하면서 그 종자가 우리 실정에 맞는지 여부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 종묘상: 풀로 먹을 수 있으면 녹즙도 먹을 수 있을 것이라는 일반적인 생각을 했어요.

    ● 기자: 정부 차원에서도 이같은 특용작물의 종자 수입에 대한 법적인 규제 장치가 전혀 마련돼 있지 않습니다.

    ● 농림수산부: 모든 식물의 종자를 법으로 규제할 수 없기 때문에 법에 명시돼있지 않은 종자는 수입이 자유화돼있다.

    ● 기자: 결국 파종한 신선초가 무럭무럭 자라서 수확이 한창 진행돼야 할 이 비닐하우스들은 하루아침에 텅빈 공간으로 변해버렸습니다.

    수입 자유화의 물결속에 마구잡이로 유입되는 외국산 수입 종자를 정부 당국이 수수방관하고 있는 지금도 전국 농촌 곳곳에서는 농민들의 가슴앓이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 농민: 빚은 산더미처럼 졌지...

    한달 50만원씩 내야 하는데 못치를 형편이라 살길이 막막합니다.

    ● 기자: 카메라 출동입니다.

    (최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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