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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영등포구청, 신문좌판대의 장애인 저축왕[권재홍]

지하철 영등포구청, 신문좌판대의 장애인 저축왕[권재홍]
입력 1994-06-16 | 수정 1994-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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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하철 영등포구청, 신문좌판대의 장애인 저축왕]

    ● 앵커: 평생 장애인으로 살아오면서 부모와 동생을 보살피고 셋방에 살면서도 오히려 다른 장애인들과 고아들을 돕는 사람.

    오늘 딱딱한 기사들 많이 있었습니다마는 인간시대 신문좌판대의 저축왕 스토리, 전해드리겠습니다.

    권재홍 기자입니다.

    ● 기자: 서울 영등포구청 전철역을 자주 지나는 시민이라면 매일 이 신문좌판대를 지키는 한 중년의 남자가 낯이 익을지 모르겠습니다.

    전남 함평이 고향인 노재동 씨.

    그러나 노 씨가 3살때부터 시작해서 40년 넘게 뇌성마비로 고생해왔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

    더구나 노 씨가 불편한 몸을 이끌고 매일 이곳에서 신문을 팔아 번 돈으로 고향의 노부모의 생활비를 대고 장애인 재단과 노인회, 고아원에 기부를 하고 그리고 남는 돈을 저축을 해서 그동안 8천여만원을 모았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더더욱 드물것입니다.

    대부분의 장애인이 그렇듯이 냉대 속에 불우한 청년기를 보냈던 노 씨에게는 자연히 인생의 좌우명이 절약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 노재동 씨: 어떻게보면 더 불행한 장애인이 많아요.

    그래서 저와 같은 길을 걷지 않도록 힘이 닿는데 까지는 제가 한번 연구를 해가지고...

    ● 기자: 노 씨가 한일은행에서 저축미담자로 뽑혀 상을 받던 날, 성치 않은 아들을 외지에 떠나보낸 뒤 그 아들이 보태주는 생활비로 꾸려가는 노부모는 끝내 목이 메였습니다.

    ● 이순애 씨(노재동 시 모친): 아주 부모밖에 몰라요.

    어머니, 아버지를 여기에 떼어놓은 것이 걸려서...

    ● 기자: 패륜아, 시어머니 구박, 부모 자식간의 고소가 연일 사회를 어지럽히는 요즘 세태에 지하철 음단에서 전해온 따뜻한 효심은 육신이 멀쩡한 사람들을 부끄럽게 했습니다.

    MBC뉴스 권재홍입니다.

    (권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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