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란비디오 판매현장 고발]
● 앵커: 요즘 우리 주변에 음란비디오가 독버섯처럼 번져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독버섯의 가장 큰 피해자는 바로 우리 청소년일 수밖에 없습니다.
청소년들을 폭력과 성범죄의 구렁텅이로 몰아넣고 있는 것입니다.
그 심각한 피해와 함께 벌건 대낮에도 전혀 죄의식 없이 이루어지고 있는 음란비디오 판매현장.
아예 틀어주고 있는 곳을 취재했습니다.
사회부 조창호, 도인태, 두 기자가 차례로 보도합니다.
● 기자: 음란비디오의 최대 희생자는 이성이 덜 성숙한 청소년들입니다.
최근에 일어난 대부분의 청소년 범죄에는 음란,폭력비디오가 항상 뒤에 도사리고 있었습니다.
최근 교육개발원에서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남녀 고교생 4명 가운데 3명이 음란비디오를 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 가운데 남학생들은 절반 가까이가 모방하고 싶다는 응답을 해 늘 성범죄 유혹에 시달리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 학생: 언제 엄마가 나갈 때, 그 때 이제 친구들 모아서 보죠.
● 기자: 한 반에서 그런 거 보는 친구들이 몇 명이나 돼?
● 학생: 거의 반 이상 되겠죠, 뭐.
● 기자: 자연히 음란비디오로 생긴 성충동이 곧장 성폭행 범죄로 이어집니다.
● 주부: 애들이 비디오를 보다가 공원 같은 데서 성폭행하는 그런 경우도 있었고...
● 기자: 올해 초 교육부가 발표한 자료에서도 청소년의 성폭행 사건은 무려 2배 이상이나 늘어났습니다.
● 이명화(YMCA 상담실 간사): 실제로 그것이 행동화까지 나가게 됐을 때 아이들 스스로 그런 행동에 대해서 책임을 질 수도 없고, 그 행동 자체에 대해서 아이들한테 오히려 큰 충격으로 다가올 수도 있거든요.
성폭행을 한 남학생이라 하더라도 인생 전체에서는 또 하나의 피해를 당한...
● 기자: 부모들의 무관심과 허술한 단속 때문에 우리 주위에 독버섯처럼 번지는 음란비디오.
이 비디오가 우리 청소년들을 성범죄의 벼랑으로 내몰고 있습니다.
MBC뉴스 조창호입니다.
● 기자: 음란비디오 테잎의 대명사로 알려진 서울 청계천 세운상가입니다.
호객꾼들이 아예 상가 앞에 나앉아 행인을 유혹하고 있습니다.
청소년들이 호기심 어린 눈으로 기웃거리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취재진이 접근해봤습니다.
흥정이 곧 시작됩니다.
● 호객꾼: 단속반 아니냐.
레이저 복사는 5만원, 기계식 복사는 2만원.
● 기자: 테잎을 사려는 의도를 보이자 값이 올라가기 시작합니다.
● 호객꾼: 실제로 강간하는 장면을 찍은 것이 있다.
15만원, 내용 좋고 화질 좋은 것으로 가져가라.
● 기자: 값을 치르자 호객꾼은 테잎을 가지러 미로같이 복잡한 상가 내부로 사라졌습니다.
호객꾼을 따라가봤습니다.
음란비디오 테잎들은 상가 복도에 쌓여있는 이런 전자제품 상자 속에 소량으로 숨겨져 있습니다.
아예 돈을 받고 음란비디오를 상영하는 곳도 있습니다.
서울 청량리에 있는 후미진 골목길입니다.
벌건 대낮이지만 빈 방이 거의 없습니다.
● 기자: 얼마 주고 들어왔어요?
5,000원이요?
여기 자주 오세요?
● 기자: 각 방에 있는 모니터와 연결된 비디오 플레이어는 단속에 대비해 교묘히 숨겨져 있습니다.
음란비디오 산업은 날로 번창하고 있지만 경찰의 단속은 겉치레에 그치고 있습니다.
이미 우리 생활에 상당히 침투되어 있는 음란비디오를 뿌리 뽑기 위해서는 보다 철저한 대비책이 필요할 것입니다.
MBC뉴스 도인태입니다.
(조창호, 도인태 기자)
뉴스데스크
음란비디오 판매현장 고발[조창호 도인태]
음란비디오 판매현장 고발[조창호 도인태]
입력 1994-09-08 |
수정 1994-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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