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치살해단의 아지트, 현장검증에서 스스로 비인간임을 강조[도인태]

[납치살해단의 아지트, 현장검증에서 스스로 비인간임을 강조]

●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추석 연휴 마지막 날 9월 21일 MBC 뉴스데스크입니다.

떠올리기조차 싫은 그 끔찍한 뉴스, 그러나 오늘도 다시 보고 또 말하지 않으면 안되겠습니다.

집중 보도해드립니다.

인간이기를 포기했다, 납치살해단의 아지트에서 실시된 오늘 현장 검증에서 범인들은 스스로 그렇게 비인간임을 스스럼없이, 거리낌 없이 내뱉었습니다.

태연히 범행을 재연했습니다.

도인태 기자가 현장에서 보도합니다.

● 김현양: 난 인간이 아니야.

정말 죽일 사람 못 죽여서 한이 맺혀.

● 기자: 오늘 오후 2시에 실시된 현장 검증으로 연쇄 납치 살인극의 온상이 공개됐습니다.

창고 바닥에 뚫린 구멍이 지하실로 이어지는 비밀 통로입니다.

용의자들 스스로가 죽음의 공장이라고 불렀던 이 지하실에 감금실과 소각실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감금실에서 용의자들은 소씨 부부를 살해해서 칼과 도끼 등으로 토막을 내는 과정을 태연하게 재연했습니다.

지하실에 있는 시체 소각장 앞입니다.

이 방에서는 아직도 시체를 태우고 난 냄새가 짙게 베어있습니다.

이 소각로에선 오늘 소씨 부부로 추정되는 두 사람의 유골과 손도끼, 칼, 낫 등 범행 도구가 발견됐습니다.

용의자들은 가진 자들에 대한 비뚤어진 적개심과 계획된 범행을 다 행동에 옮기지 못한 억울함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 기자: 지금 심정 어때요?

● 김현양: 진짜 죽일 사람 따로 있었는데 엉뚱한 사람만 죽였다.

● 기자: 죽일 사람이 누구에요, 야타족이예요?

● 김현양: 잘난 놈들, 잘난 놈들...

● 기자: 이 집은 무슨 돈으로 지었어요?

● 김현양: 노가다...

● 기자: 여기서 어머니 모시려고 그랬어요?

● 김현양: 아니요.

● 기자: 어머니에 대해서?

● 김현양: 내 손으로 못 죽여서 한이 됐습니다.

● 기자: 고기는?

● 김현양: 난 인간이 아니다.

혼자 먹었다, 혼자.

● 기자: 왜 먹었어요?

● 김현양: 인간이길 포기하려고.

● 기자: 창고에서 반쯤 뜯겨진 채로 발견된 승용차의 흉한 몰골만이 이들에게 무자비하게 희생된 사람들의 원통함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MBC뉴스 도인태입니다.

(도인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