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존파 범행, 피해자중 하나인 이모양의 신고로 살인극 마감]
● 앵커: 이번 사건은 범인들에 의해 납치됐다가 피살 일보 직전에서 유보됐던, 그러나 범인들에게 집단으로 당하고 또 협박에 의해서 범행에 가담하지 않을 수 없었던, 정말 기구한 이모양의 필사의 탈출, 그리고 신고로 겨우 멈출 수가 있었습니다.
대형 참사를 막은, 그러나 괴로울 수밖에 없는 이양.
사회부 김은혜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상상하기조차 끔찍한 범죄의 적발에는 절망을 뛰어넘은 한 여인의 용기가 있었습니다.
27살 이모양.
음식점 여종업원이라는 사실 외에는 철저히 베일에 가려진 이양은 아직도 그 날의 악몽을 지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양은 지난 8일, 자신의 애인 36살 이종원씨와 드라이브를 즐기다 범인들의 그물에 걸려들었습니다.
범인들은 철창으로 가로막힌 지하실에서 죽음에 공포로 떠는 이양을 협박해 애인 이씨를 살해하는 과정에 강제로 동참시켰습니다.
그리고 눈물 범벅이 된 채로 살려달라는 이양을 비웃으며 이들은 집단으로 이양을 범하는 짐승같은 짓을 서슴치 않았습니다.
그 이후에도 이양은 자신을 의심하는 범인들 앞에서 소씨 부부에게 방아쇠를 당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수치심과 죄의식은 극에 달했지만 그래도 희생은 자신으로 끝내야 한다는 게 이양의 마지막 다짐이었습니다.
그리고 범인 김현양을 도와주는 척 하다 필사적으로 달아나 경찰에 신고해 더 많은 사람들이 악의 구렁텅이에 빠지는 위기를 막았습니다.
경찰은 자신의 몸을 던져 제3의 피해자를 막은 이양에게 온정을 보내 형사입건하지 않을 예정입니다.
MBC뉴스 김은혜입니다.
(김은혜 기자)
뉴스데스크
지존파 범행, 피해자중 하나인 이모양의 신고로 살인극 마감[김은혜]
지존파 범행, 피해자중 하나인 이모양의 신고로 살인극 마감[김은혜]
입력 1994-09-21 |
수정 1994-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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