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에 무방비로 노출된 백화점의 정보관리 체제]
● 앵커: 네, 다른 백화점도 역시 그럴 것이다.
백화점 고객들이 써낸 개인 신상명세서가 범죄에 무방비로 노출된 것이 비단 한 백화점의 특정 사례가 아니라고 하는 데서 문제는 전혀 심상치 않습니다.
그냥 다 드러내놓고 있는 셈인 백화점의 정보관리 체제를 경제부 임대근 기자가 취재해봤습니다.
● 기자: 신용카드를 발급받을 때 서내는 입회신청서에는 개인의 모든 신상정보가 들어있습니다.
백화점에서는 고객을 관리한다는 명목으로 물건을 많이 사는 순서대로 매달 명단을 정리합니다.
이른바 우수회원의 매출 체크 리스트입니다.
이 명단을 보면 1위는 한 달에 평균 859만원을 썼습니다.
1,200번째 고객도 구매액이 120만원을 넘습니다.
지존파가 사들여 납치를 계획했던 명단도 바로 우수고객의 회원 명단입니다.
이 명단이 어떻게 유출됐는가.
백화점에서 고객 명단을 관리하고 있는 전산실입니다.
현대백화점 측은 35만명의 회원 명단을 대외비로 해서 전산실 출입을 통제하고 있습니다.
회원을 관리하는 신용판매부에서는 이 명단을 전산실에서 받아와 부서 당 통제 아래 사용하고 3개월 보관한 뒤 파기, 처분합니다.
그러나 보안이 엄격할 것 같은 이 시스템에도 허점이 있습니다.
● 임서구(현대백화점 전산실): 개인이 유혹의 뿌리를 못 쳐서 복사를 한다든지 해서 그런 경우는 있겠죠.
그런데 제가 그런 것까지는, 제가 직원 일일이 감시 못하기 때문에...
● 기자: 정보를 유출시킨 데 대한 법적 제재도 없습니다.
문제의 심각성은 개인정보 유출이 백화점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통신판매를 대행해주는 이 업체는 전 인구의 절반인 2,000만명의 고객 명단을 확보했다고 광고까지 하고 있습니다.
신용정보의 이용과 보호에 관한 입법 장치가 하루 빨리 마련되지 않으면 개인의 생명과 재산이 위협받을 가능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MBC뉴스 임대근입니다.
(임대근 기자)
뉴스데스크
범죄에 무방비로 노출된 백화점의 정보관리 체제[임대근]
범죄에 무방비로 노출된 백화점의 정보관리 체제[임대근]
입력 1994-09-23 |
수정 1994-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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