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출동] 당산철교의 균열실태 고발]
● 앵커: 다음은 카메라 출동입니다.
한강다리와 관련해 서울시 당국에 안전의식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시민들이 괜찮다고 해도 시 당국은 시민의 안전을 염려해야 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그런데 시민과 언론이 문제를 제기해도 시 당국은 괜찮다고만 말하고 있습니다.
최근 서울시장과 지하철 공사 사장은 지은 지 12년이 된 당산철교에 대해서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MBC 카메라 출동 팀이 취재해 본 결과로는 안전하지 않았습니다.
최일구 기자입니다.
● 기자: 당산철교. 이 다리는 과연 안전한가. 먼저 균열의 실태를 살폈습니다.
설로를 떠받치는 철제 빔 곳곳에 균열이 발생했습니다.
균열에 종류도 다양합니다.
그런데 한결같이 균열 끝 부분에 직경 19mm짜리 구멍이 뚫려 있습니다.
● 서울지하철 공사: 미세한 균열이 발생됐는데 그 진전을 없애기 위해 핀 구멍만한 구멍을 뚫었는데 그것을 스톱홀이라 합니다.
● 기자: 즉 더 이상의 균열을 막기 위해 2년 전인 지난 92년 10월 76개의 구멍을 뚫고 철재 빔 밑에는 브라켓이라는 보강제를 댔다는 설명입니다.
과연 공사 측의 얘기대로 더 이상의 균열이 발생하지 않았는가.
철교 한가운데..
그러나 균열 방지를 위해 스톱홀이라는 구멍을 뚫은 뒤에도 균열은 계속 발전돼 이만큼 커졌습니다.
국내 공학 분야 최고의 권위자들로 구성된 대덕 한국기계연구원
● 김용준 박사(한국기계연구원): 구멍을 뚫어서 그것이 균열이 조금은 지연 될지 모르지만 반드시 크랙(균열)이 다시 전파합니다.
● 기자: 취재팀은 단 4시간에 조사 끝에 스톱홀에서 또다시 균열이 생긴 곳을 정확이 5군대 찾아냈습니다.
철재 빔을 연결하는 직경 2센치가량의 리베틀이 손으로 돌려도 움직일 정도로 헐겁습니다.
또 리벳이 없는 곳이 있는가 하면 아예 잘려져 나가 그 파편이 밑에 나뒹글기도 합니다.
이 보다 더 큰 문제는 철제 빔 곳곳에서 2년 전에 발생한 균열 말고도 40여개 새로운 균열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눈으로 확인 안 되는 것은 초음파 검사를 해봤습니다.
곳곳에서 균열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이번에는 침투 탐상시험. 침투액을 바르고 10분 뒤 결과를 살폈습니다.
이곳에서도 다른 곳에서와 마찬가지로 미세한 균열이 발견되고 있습니다.
이것 역시 눈으로는 확인될 리 없는 균열들입니다.
취재팀은 이런 비파괴 검사 등을 통해 당산철교에는 지금까지 모두 110여개 균열이 발생했거나 새로 생기고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잠실 동호 동작 철교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균열이 왜 당산철교에서만 대량으로 발생하고 있는가
그 원인은 바로 당산철교가 부실시공 되 구조적으로 2가지의 치명적인 결함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길이가 1.3km 나 되는 당산철교의 상판은 이모형에서 보시는 것처럼 H빔 형태의 가로보에 4줄에 이 세로보들을 이어 붙어서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시공당시 높이를 맞춰서 붙이려다 보니까 이처럼 사이가 떠버려서 접합이 불가능 해졌습니다.
그래서 세로보에 양쪽 날개 일부를 잘라내고 가로보에 붙이는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첫째 결함은 바로 이 가로와 세로보의 날개들이 접합되지 않아 인장력이 약해져 전동차에 하중을 이겨내지 못함에 있습니다.
● 신병천 박사(한국기계연구원): 가로보의 프렌지(날개)와 세로보 프렌지가 연결 돼야 이 힘이, 이게 길지 않습니까?
● 기자: 두 번째 결함은 세로보에 날개를 잘라내면서 곡선으로 절단해야 한다는 규정을 무시하고 직각으로 잘랐다는 점입니다.
● 기자: (규정에)직각으로 따게 돼있습니까?
● 남광토건(시공업체): 원규정은 아르(곡선)로 따게(절단하게) 돼있죠.
모든 철골 구조물은 아르(곡선)로 따게 돼있습니다.
● 기자: 또 절단부위가 산소 용접기를 사용한 수작업으로 잘려진 탓에 절단 단면이 울퉁불퉁 해진 것도 균열의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철제 빔에 균열은 한결같이 세로보에서만 그것도 날개를 직각으로 자른 부분에서 시작되고 있는 것입니다.
세로보에 숫자만 4미터 짜리 200개 9미터 짜리 360개 등 모두 560개 그러니까 전체 세로보에 5분에 1가량이 균열이 발생한 것입니다.
● 김용준 박사: 그런데 일단 늘어났던 크랙(균열)이 전철이 계속가게 되면 이게 정지하는 경우가 없어요.
● 기자: 결국 전철에 운행을 제한하는 한이 있더라도 부실 시공된 채 금이 가고 있는 세로보를 전면 교체하는 것만이 당산철교에 안전을 보장하는 유일한 길입니다.
그러나 서울시는 이 같은 근본적인 결함은 도외시한 채 문제가 생기는 부위별로 땜질직 보수공사를 하겠다는 입장입니다.
● 기자: 보수방법이 있습니까?
● 지하철 공사: 나중에 여기다 구멍을 다시 뚫어야죠.
● 기자: 구멍을 또 뚫겠다고요?
● 지하철 공사: 네
● 김용준 박사(한국기계연구원): 이거는 어떤 기술자들이 한번 구멍을 뚫어 보고서 한번 지켜보면 어떨까 농담이나 할 수 있는 그런 일인데 이게 어떻게 사람을 가득 싣고 전철이 다니는 철교에 이런 짓을 하는지 이건 정말 짓입니다.
● 기자: 카메라 출동입니다.
(최일구 기자)
뉴스데스크
[카메라 출동] 당산철교의 균열실태 고발[최일구]
[카메라 출동] 당산철교의 균열실태 고발[최일구]
입력 1994-10-30 |
수정 1994-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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