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게리 렉터, 귀화 자격시험에서 처음으로 백점 받아]
● 앵커: 한국 사람이 되기 위한 자격시험이 있습니다.
외국인이 한국인으로 귀화할 때 법무부가 주관해서 치르는 시험인데 보통 외국인들 재수, 삼수를 하는 이 어려운 시험에서 처음으로 백점 만점을 받은 어쩌면 한국인보다도 더 한국인 같은 사람이 나왔습니다.
문호철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 기자: 게리 렉터라는 미국식 이름보다 유게리 라는 한국이름을 더 좋아하는 파란 눈의 중년남자는 흔히 보는 외국인들과는 달리 수줍은 표정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미국 사람이신가요?
● 유게리 씨(귀화시험 첫 만점 득점): 네, 국적은 한국으로 돼 있습니다.
미국에서 왔지만요.
● 기자: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 유게리 씨: 유게리 입니다.
● 기자: 유게리 씨는 농학에 매료돼 한국에 오래 살게 됐고 지금은 농학에 관한한 보통 한국인보다는 더 많이 아는 프로가 됐습니다.
● 유게리 씨: 다른 농학도 다 멋이 있는데 제가 보급하는 것은..
● 기자: 유 씨는 나아가 한국농학을 외국에 알리는 책을 쓰고 싶다고 야무진 포부를 밝혔습니다.
또 한국에 귀화한 것도 결코 가벼운 결정이 아니었다고 말합니다.
● 유게리 씨: 한국에 좀 영원히 붙어 살 것 같은데 그렇게 오랫동안 살 바에는 차라리 귀화해서 사는 게 낫지 않나 싶어서 생각을 했는데요.
● 기자: 귀화시험에 출제됐던 문제를 다시 물어봤습니다.
우리나라 헌법상 우리나라 영토가 어디냐 하는 문제가 있었죠?
● 유게리 씨: 뭐 한반도와 한반도 근처에 있는 섬들까지, 포함이 되는 거죠.
● 기자: 한국의 농촌이 자신의 고향과 비슷해 더욱 좋다는 유게리 씨는 노래를 못해 애국가를 잘 부르지 못하는 점을 매우 쑥스러워했습니다.
● 유게리 씨: 남산 위에 저 소나무, 철갑을 두른 듯.
MBC뉴스 문호철입니다.
(문호철 기자)
뉴스데스크
미국인 게리 렉터, 귀화 자격시험에서 처음으로 백점 받아[문호철]
미국인 게리 렉터, 귀화 자격시험에서 처음으로 백점 받아[문호철]
입력 1995-01-26 |
수정 1995-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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