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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삼풍붕괴]지하1층 가게주인과 점원 매몰 14시간만에 구출[윤도한]

[삼풍붕괴]지하1층 가게주인과 점원 매몰 14시간만에 구출[윤도한]
입력 1995-06-30 | 수정 1995-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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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하1층 아이스크림 가게 주인과 점원 매몰 14시간 만에]

    ●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어제 오늘 어두운 얘기만 해드렸습니다마는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현장에서 오늘오전 참으로 반가운 일이 한가지 있었습니다.

    붕괴참사 뉴스 본격적으로 보도해 드리기 전에 먼저 전해드리고 가겠습니다.

    14시간 죽음의 콘크리트 더미 속에서 구조된 두 여인,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순간을 윤도한 기자가 보도해 드립니다.

    ● 기자: 오늘 오전 삼풍백화점 지하 1층, 무너진 건물 더미 속에 두 명의 여자가 구조를 기다리며 힘없는 비명을 질렀습니다.

    구조대원들이 겨우 조그만 통로를 열었습니다.

    여자들의 팔이 가느다랗게 움직입니다.

    서로 마주보고 깔려있습니다.

    오전 7시 28분, 생존자 두 명은 앞길을 가로막은 콘크리트 조각과 잔해들을 손에 잡히는 대로 집어 구조대원들에게 전달합니다.

    2분 뒤인 오전 7시 반, 구조대원들이 장애물에 대한 톱질을 시작합니다.

    곧바로 출구가 확보됐습니다.

    지하 1층 아이스크림 가게 주인 45살 추경영 씨의 머리가 밖으로 빠져나옵니다.

    추 씨는 실신 직전의 상태에서 구출됐습니다.

    추 씨를 구출한 구조대원들의 움직임이 빨라집니다.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숨질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구조대원들의 후송 작업은 순식간에 이루어졌습니다.

    ● 추경영(45살, 생존자): 근데 어떻게 될 거 같았어요.

    구출해 주실 거 같았어요.

    혼자보다는 둘이니까 침착하게 잘했어요.

    ● 기자: 다시 삼풍백화점 지하1층 추 씨 옆에 있던 아이스크림 가게 직원 25살 이행주 씨가 꺼져가는 신음 속에 구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빠져나오려고 몸부림치지만 돌 더미는 천근만근의 무게로 이 씨를 짓누르고 있습니다.

    지하는 온통 석면가루, 호흡조차 곤란하지만 구조대원들은 목숨을 건 작업을 계속합니다.

    구조대원 한명이 확보된 통로에 상체를 비집어 넣고 있습니다.

    이행주 씨가 움직일 수 있도록 손으로 이 씨 주변의 잔해를 치우지만 여간 어렵지가 않습니다.

    식은땀이 나고 시간은 계속 흐르고 있습니다.

    쇠막대를 이용해 공간을 확보합니다.

    통로 모서리에 긁혀 상처가 나는 것을 막기 위해 통로 주변에 담요를 깔았습니다.

    오전 7시 50분, 마침내 출구가 확보됐습니다.

    이행주 씨의 상체가 올라오기 시작했고 구조대원들은 재빨리 들것에 이 씨를 옮겼습니다.

    이 지옥을 빠져나온 이 씨는 탈진상태에서도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 이행주(25살, 생존자): 한쪽 다리가 돌에 들어가서 그거 때문에 기절을 했어요.

    처음에는 죽고 싶은 마음이었죠.

    다리는 눌려있고 바보될 거 같고 이러니까.

    ● 기자: 어둠과 죽음의 공포 속에서 물 한 모금 없이 벌인 14시간의 사투, 매몰시민과 구조대원 그리고 국민들이 함께 땀을 쥔 땅속의 드라마는 이렇게 막을 내렸습니다.

    MBC뉴스 윤도한입니다.

    (윤도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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