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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삼풍붕괴]백화점에 갔다가 돌아올수 없는 곳으로 간 사연들[도인태]

[삼풍붕괴]백화점에 갔다가 돌아올수 없는 곳으로 간 사연들[도인태]
입력 1995-06-30 | 수정 1995-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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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풍백화점에 들어섰다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간 사연들]

    ● 앵커: 서울 시내 40여개 병원 영안실은 이번 사고로 불의에 가족을 잃은 유족들로 오열과 통곡 속이었습니다.

    멀쩡하게 백화점에 들어섰다가 불과 한두 시간 후에 불귀의 객으로 돌아온 이 허망한 사연들을 도인태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그대로 목숨만은 붙어있기를, 그 실낱같은 기구도 끝났습니다.

    오열과 통곡, 몸부림뿐이었습니다.

    형체를 알아보기도 힘든 시신들이 안치된 병원 영안실에서 통곡하다 실신한 유족들이 악몽의 하루를 보냈습니다.

    너무도 갑작스런 날벼락에 영정을 제대로 마련할 겨를도 없었습니다.

    병원 앞마당엔 가족의 생사를 확인 못한 가족들이 TV를 초조하게 지켜보며 숨 막히는 고통 속에 뛰어다녔습니다.

    백화점 2층 매장 직원이었던 25살 최은희 씨, 퇴근할 계획이었지만 동료의 부탁으로 백화점에 남아있다 참변을 당했습니다.

    그 한 시간 간격이 최 씨의 운명을 갈라놓았습니다.

    ● 고 최은희 씨의 아버지: 입구에 가가지고 나오는 거까지 내가 대장한테 확인을 해가지고 제치면서 한번만 얼굴만 보자

    ● 기자: 주부인 황혜숙 씨는 5시 40분에 남편의 바지를 사서 백화점을 나왔습니다.

    사고 17분전이었습니다.

    그러나 물건을 바꾸러 다시 백화점에 들어갔다 영원히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떠났습니다.

    ● 고 황혜숙 씨의 동생: 직원들은 100명씩 빠져나오고 언니는 도로 들어간 상태고 이러니까 그게 너무너무 속상하죠.

    ● 기자: 백화점에 잠시 들른 것이 영원한 이별의 순간이 돼버린 어처구니없는 현실을 유족들은 받아들일 수가 없습니다.

    ● 고 이은정 씨의 동생: 마음이 너무 슬퍼요. 언니 하늘나라에 가서 아파요.

    ● 기자: 사고가 난지 하루가 지난 이 시간도 사고현장의 돌 더미와 쇳조각들이 얼마나 더 많은 생명들을 짓누르고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얼마나 더 많은 아버지들이 탄식하고 어머니들이 절규해야 하는지도 아직 알 수 없습니다.

    MBC뉴스 도인태입니다.

    (도인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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