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풍 백화점 붕괴 사고 실종자 가족들의 간절한 기다림]
● 앵커: 기적을 찾아 폐허를 헤매면서 혹시나 하는 간절한 기대와 체념이 하루에도 수 백번씩 왕래하는 속에 실종자 가족들은 오늘도 긴긴 하루를 지내고 있습니다.
이진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시간이 정지됐는지 또는 수 십년이 흘렀는지 가늠하기 어려운 시간 16일간이었습니다.
실종자 가족들은 또 하나의 기적을 기다리며 한 오라기 희망을 끝내 놓지 못합니다.
● 김영자(실종자 가족): 지갑을 찾았거든요.
근데 지갑에서 얼마 안 떨어져서 있을 것 같은데
● 기자: 유지환 양의 구조 소식에 한껏 부풀었던 가슴은 시간이 지날수록 기다림에 지쳐가고 있습니다.
● 서상봉(실종자 가족): 만날 살았으려니 살았으려니 했거든요.
이제야 뭐 날짜가 이렇게 지나갔는데 이제 뭐 시체도 못 찾게 생겼으니
● 기자: 구조 작업을 서두르지 않아 자신들을 무작정 기다리게 만든 서울시에 대한 원망도 터져 나옵니다.
● 조설희 (실종자 가족):하루라도 일찍 서둘러 가지고 빨리 했으면 살은 사람이 더 많았을텐데.
● 기자: 좌절과 슬픔 속에서도 실종자 가족들은 매몰 현장에서 작업하다 부상한 구조 대원을 찾아 나섰습니다.
가족들은 오늘 오후 구조 작업을 하던 중 왼쪽 눈을 거의 실명한 장만덕씨를 찾아 간곡한 고마움의 뜻을 전했습니다.
● 김상호(실종자 가족 대표): 저렇게 병상에 계신데도 서울시측이나 정부측에서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를 않는다는 보도를 접했을 때는 더욱 더 가슴이 아팠습니다.
● 장만덕(구조대원):저보다도 더 피해를 많이 입으신 분이 저한테 위문을 온다니까 저로서는 뭐 감사할 따름이죠.
● 기자: 기적은 또 다시 일어날 수 있을까?
어쩌면 벌써 불귀의 몸이 됐을지도 모를 실종자들의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며 가족들은 오늘도 긴 하루를 보냅니다.
MBC뉴스 이진호입니다.
(이진호 기자)
뉴스데스크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실종자 가족들의 간절한 기다림[이진호]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실종자 가족들의 간절한 기다림[이진호]
입력 1995-07-14 |
수정 1995-07-14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