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무라야마 총리의 망언에 대해 늑장 대응]
● 앵커: 지난 5일 무라야마 일본총리가 한일합방 조약 유효발언을 한 뒤에 계속 소극적으로 대응해 오던 정부가 오늘에야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공노명 외무장관이 일본대사를 불러서 항의를 했습니다.
그러나 정부로서는 하기 어려운 얘기를 한 셈이지마는 정부가 과연 얼마나 적극적인지는 알수가 없습니다.
신경민 기자입니다.
● 기자: 공노명 외무장관은 오늘 오전 야마시다 일본대사를 불러 무라야마 총리 발언에 항의하고 이제는 일본이 한일 기본조약의 해석을 재검토해야 되지 않느냐고 촉구했습니다.
문제가 된 한일 기본조약 2조는 1910년 8월 이전의 조약이 이미 무효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미'가 언제냐는 시점을 놓고 한일 두 나라는 조약협상 당시부터 계속 대립해 왔습니다.
무라야마 총리의 발언도 1910년에는 모든 조약이 형식적으로 유효하고 종전 후 무효가 됐다는 해석에 따라서 한일합방 조약이 일단 법적으로는 유효하다는 것입니다.
공 장관의 오늘 발언은 정부로서 꺼내기 어렵기는 했지만 이 제의를 내놓기까지 외무부는 꽤 허둥댔습니다.
9일 오후 북한 방송이 나흘전에 있었던 무라야마 발언을 비난한 뒤에야 주일대사관이 발언 전문을 입수했고 10일 나온 우리 당국자 논평은 원론수준에 맴돌았습니다.
외무부는 여론과 국정감사의 질타를 받고서야 오늘 외무차관이 주한일본대사를 만나기로 일정을 잡았다가 마지막 순간에 국민감정을 고려해 외무장관 일정으로 상향 조정 됐습니다.
한일합방 조약에 관련된 사또와 나까소네 총리 발언 이후 첫 일본총리의 발언에 대해서 이른바 일본통들이 포진했다는 외무부의 대응이 왜 이래야만 했는지 답답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MBC뉴스 신경민입니다.
(신경민 기자)
뉴스데스크
정부,무라야마 총리의 망언에 대해 늑장 대응[신경민]
정부,무라야마 총리의 망언에 대해 늑장 대응[신경민]
입력 1995-10-12 |
수정 1995-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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