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뉴스데스크

[전두환씨 구속]전씨 안양교도소에 구속수감[송요훈,임흥식]

[전두환씨 구속]전씨 안양교도소에 구속수감[송요훈,임흥식]
입력 1995-12-03 | 수정 1995-12-03
재생목록
    [전두환씨 구속수감][검찰, 전씨 안양교도소에 구속수감]

    ●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전두환 前대통령이 오늘 아침 안양 교도소에 수감됐습니다.

    이로서 두 명의 전직 대통령이 감옥에 들어가는 초유의 상황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어제 아침 검찰소환에 정면 반발하며 김 대통령을 비난하고 합천으로 떠났던 전두환氏는 오늘 새벽 검찰 수사관들에게 압송됐습니다.

    두 기자가 보도 합니다.

    ● 기자1: 새벽을 앞둔 마지막 어둠이 짙게 깔려있던 경남 합천군 율곡면 내천리.

    전두환氏의 생가 마을에 검찰 수사관들의 호송차가 도착한 시간은 새벽 5시 57분, 마을에 배치된 경찰 천여 명이 미리 통로를 확보해 둔 골목길을 지나 구속영장을 든 검찰 수사관들이 전氏의 생가 대문 앞에 다가섰습니다.

    그러나 집안에 있던 동네청년 10여 명이 다소 흥분한 상태로 대문을 열어주지 않아 잠시 실랑이가 벌어졌습니다.

    결국 합천 경찰서장이 나서 정당한 법집행을 막는 불법행위는 처벌할 수밖에 없다는 경고가 있은 뒤에야 가까스로 대문이 열렸습니다.

    대문을 통과한 검찰 수사관들은 곧바로 집안으로 들어가 안방에 있던 전氏에게 영장을 제시하고 법집행에 따를 것을 요구했습니다.

    그러자 전氏측은 잠시 시간을 달라고 요구했고 검찰 수사관들이 기다리는 사이 합천읍내에 숙소를 잡고 있던 장세동, 이양우氏 등 전氏 측근들이 도착해 황급히 집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다시 20여 분이 지난 새벽6시34분, 검은색 코트에 흰 목도리를 한 전氏가 안채에서 모습을 나타냈습니다.

    입을 꼭 다문 굳은 표정이였습니다.

    전氏가 안채에서 내려서자 피의자를 호송할 때 의례 그렇게 하듯 검찰 수사관들이다가와 팔짱을 꼈고 그러자 전氏는 다소 불쾌한 듯 검찰 수사관에게 무어라 한마디를 던졌습니다.

    마당을 지나는 짧은 시간 동안 동네청년들이 큰 소리로 몇마디 위로의 말을 건네자 전氏는 가볍게 손을 흔들어 보였습니다.

    그러나 굳은 표정이 풀리지는 않았습니다.

    골목길 어귀에 대기하고 있던 검찰 호송차가 가까워지면서 입을 꼭 다문 전氏의 표정은 더욱 굳어졌습니다.

    새벽 6시37분, 전氏를 태운 검찰 호송차가 여전히 짙은 새벽어둠에 묻혀있던 전氏의 생가마을에서 교도소를 향해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그 호송차 뒤로 전氏를 뒤따라온 동네 청년들이 던지는 짧은 위로의 말은 전氏의 구속집행을 지켜보던 이 지역 민주단체 회원들의 "진상규명 철저"라는 외침소리에 묻히고 있었습니다.

    MBC뉴스 송요훈입니다.

    ● 기자2: 전두환 前대통령이 오늘 아침 안양 교도소에 수감됐습니다.

    고향인 경상남도 합천을 떠난 지 꼭 4시간 만이였습니다.

    전두환氏를 태운 승용차는 시속 100km를 넘나들며 그렇게 고속도로를 질주했습니다.

    자신의 후임 대통령 노태우氏를 구치소로 싣고 갔던 바로 그 차 속에서 전두환氏는 순간순간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12.12 군사반란과 5.18 광주학살의 피의자 전두환氏를 태운 차는 그 속도만큼이나 역사를 숨가쁘게 기록했습니다.

    전두환氏의 교도소행은 5.18 광주항쟁의 진상규명을 목이 터져라 외쳤던 수많은 국민들의 외침을 차라리 허탈하게 만들만큼 4시간이란 짧은 시간 만에 이루어졌습니다.

    12.12가 터진 뒤 16년, 5.18이 일어난 지 15년 반 만의 일이였습니다.

    친일파를 가려내자던 반민족행위처벌 특별위원회의 무력함을 시작으로 과거 청산의 역사가 전무했던 우리 헌정사에 오늘 전두환氏의 교도소행은 역사의 엄정함을 처음으로 온 국민에게 확실하게 보여줬습니다.

    교도소 앞에서 있었던 한 시민의 발길질은 국민들의 분노의 상징이였습니다.

    전두환氏는 12.12와 5.18의 원죄를 안고 따뜻히 보호하고 올바르게 선도한다는 안양 교도소 안에서 역사와 법의 단죄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MBC뉴스 임흥식입니다.

    (송요훈, 임흥식 기자)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