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금][노태우씨 내외, 충북 음성 꽃동네에 매달 2천원씩 기부해 와]
● 앵커: 노태우 전 대통령은 어제 충북 음성 꽃동네에서 올라온 오웅진 신부의 방문을 받고 위로를 받았습니다.
노태우씨가 이 꽃동네에 매달 1,000원씩을... 1,000만원이 아닙니다.
1,000원씩을 기부하는 회원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자신을 위해 숨겨둔 몇천억원의 거액에 비해서 단돈 천원의 무게가 어쩌면 그에게 더욱 절실히 다가왔을지도 모릅니다.
모을 때는 큰 손이었지마는 쓸 때는 작은 손, 노태우씨의 씀씀이를 윤정식 기자가 보도 합니다.
● 노태우(전직 대통령): 그늘진 곳을 보살피거나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분들을 격려하는 데 보태기도 하였습니다.
● 기자: 과연 노씨의 말대로 불우이웃돕기에 얼마나 썼나?
충북 음성의 꽃동네, 이곳에 사는 행려 병자들을 돕기 위해 한 달에 1,000원씩 내는 꽃동네 구좌가 개설돼있습니다.
노씨도 불우한 이들을 돕기 위해 부인 김옥숙씨와 함께 가입했습니다.
부부가 각각 1,000원짜리 한 구좌에 가입한 뒤 매달 2,000 원씩 냈습니다.
이 구좌는 1,000원 이상 원하는 대로 가입할 수 있습니다.
● 꽃동네 관계자: 대통령 내외분이 꼬박꼬박 한 달에 2,000원씩 가져왔어요.
● 기자: 전국을 놀라게 했던 올봄의 대구 지하철 가스폭발 사고, 어린 중학생을 포함해 176명의 보통 사람들이 숨지거나 다치고 많은 이재민이 발생했습니다.
이들을 위로하기 위해 노씨가 전달한 금일봉에는 300만원이 들어있었습니다.
노씨가 대구로 이사하기 위해 사놓은 아파트의 응접실 소파 하나 값도 안되는 돈입니다.
● 대구시 관계자: 액수가 300이라는 것 같아요.
확인 안했어요, 하도 엄청스러워서...
● 기자: 육사11기 동기회에서도 사무실을 내기 위해 기부금 1억원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했습니다.
비자금 관리를 맡았던 이현우씨도 지난해 돈 문제로 노씨와 사이가 벌어지고 이번에 검찰에 출두해 노씨를 곤경에 몰아넣은 뒤 연희동에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결국 노씨는 주변사람 관리와 비자금 관리 모두에 실패했습니다.
MBC뉴스 윤정식입니다.
(윤정식 기자)
뉴스데스크
[비자금]노태우씨 내외,충북 꽃동네에 매달 2천원씩 기부[윤정식]
[비자금]노태우씨 내외,충북 꽃동네에 매달 2천원씩 기부[윤정식]
입력 1995-10-31 |
수정 1995-10-31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