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작가촌 해체위기]
● 앵커: 러시아는 소비에트 시절부터 시인이나 소설가 등 문인들의 창작활동을 지원하기 위해서 이들만을 위한 별장마을 작가촌을 운영해 왔습니다.
그런데 이 작가촌이 최근에는 재원 부족으로 해체 위기에 놓였다는 소식입니다.
모스크바 선동규 특파원입니다.
● 특파원: 모스크바에서 자동차로 약 1시간 가량 떨어진 한적한 시골마을 뻬르젤끼노 울창한 숲 사이로 드문드문 보이는 별장들이 바로 작가들의 집입니다.
작가촌은 지난 30년대 스탈린이 사회주의 이념의 문화적 전파를 위해 처음 만든 것이었습니다.
작가촌은 그러나 그 조성 목적과는 상관없이 작가들에게 더없이 좋은 사색과 창작의 공간으로 인식돼 왔었습니다.
절로 감탄사가 터져나올 만큼 아름다운 자연환경은 예나 지금이나 다름없지만 그러나 작가촌의 속 사정은 너무나 많이 달라졌습니다.
마침 작가촌에서 만난 안드레이 보즈니센스키 시인은 작가촌의 현실을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 보즈니센스키(시인): 한 달 임대료가 30만루 불, 보통 큰돈이 아니다.
상황이 비참하다.
● 특파원: 정부 지원 중단과 출판물의 유통구조 변화에 따른 작가연맹의 수입 감소의 결과입니다.
결국 가난한 작가들은 더 이상 작가촌에서 살 수 없게 됐고 심지어 작가촌의 일부 지역은 마피아나 신흥 부자들의 호화별장 지대로 팔리고 있는 실정입니다.
보즈니센스키는 이런 것이 다 자본주의의 폐해라고지적하면서도 시대의 고통이 클때 훌륭한 문학이 탄생했다면서 지금이 바로 그때가 아니겠느냐고 말했습니다.
뻬르젤끼노에서 MBC뉴스 선동규입니다.
(선동규 특파원)
뉴스데스크
러시아의 별장마을 작가촌,재원 부족으로 해체 위기[선동규]
러시아의 별장마을 작가촌,재원 부족으로 해체 위기[선동규]
입력 1996-04-05 |
수정 1996-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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