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을 아는 사랑]
● 앵커: 여러분께서는 혹시 장애인이 장애인을 돕는 모습을 직접 대해 보신 적 있습니까?
하반신이 마비돼서 휠체어에 몸을 의지해야하는 처지인데도 불구하고 자신보다 더 어려운 갈 곳 없는 행려병자나 맹인들의 시중을 들면서 고통을 함께 나눠온 어느 장애인의 숭고한 이웃사랑을 박상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서울 동작구 사당동의 주택가 골목, 허술한 기와집 문간에 걸린 사랑의 집이란 낡은 나무 간판이 이곳의 사정을 대강 짐작케 합니다.
기껏해야 10평 남짓한 곳에 길거리를 떠돌던 행려병자들, 대부분 암에 걸리거나 앞 못 보는 시각 장애인들이 고통과 외로움을 삭이고 있습니다.
이들을 돌보는 이는 하반신 마비 1급 장애인인 41살 신동명氏.
월8만원의 거택 보호수당과 종교단체 등에서 들어오는 성금 등으로 장애인 8명의 생계를 꾸려나갑니다.
고교시절만 해도 운동선수가 꿈이었을 만큼 건강했던 신氏는 19년 전 뺑소니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됐습니다.
● 신동명氏: 건강할 때 고통당한 이웃을 생각하지 못한 걸 후회하는 마음으로 부족하지만 장애인들과 함께 생활해야겠다는 마음을 갖게 돼서...
● 기자: 그 역시 휠체어와 목발에 의지해야하는 처지지만 거동이 더 불편이 이들을 위해 빨래와 설거지 등을 도맡아 해줍니다.
● 김한나氏: 어려우면서도 자기 몸도 가누지 못하면서 또 한두 번씩 쓰러지는 일이 굉장히 많습니다.
그래서 굉장히 어려운 처지에 있으면서도 남을 돕는다는 그 아름다움만이...
● 기자: 신氏는 정기적으로 시립병원의 행려병자 수용병동을 찾아다니며 버려진 이들의 아픔을 함께 나눕니다.
봄 햇살이 스며도 늘 그늘져있는 병동이지만 갈 곳 없는 이들의 까칠한 얼굴을 면도해 주는 신氏의 손길에는 아픔을 아는 사랑이 배어있습니다.
MBC뉴스 박상후입니다.
(박상후 기자)
뉴스데스크
하반신 마비 장애인 신동명씨의 숭고한 이웃사랑[박상후]
하반신 마비 장애인 신동명씨의 숭고한 이웃사랑[박상후]
입력 1996-04-20 |
수정 1996-04-20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