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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출동] 천호동굴 자연생태계 파괴 현장 고발[박상후]

[카메라 출동] 천호동굴 자연생태계 파괴 현장 고발[박상후]
입력 1996-12-29 | 수정 1996-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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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어가는 천연동굴]

    ● 앵커: 오늘 카메라 출동은 자연생태계의 파괴현장을 고발합니다.

    전라북도 익산에 있는 천호동굴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귀중한 석회동굴입니다.

    그러나 이 동굴 옆에 있는 석회광산의 발파작업 때문에 자연의 신비인 종유석과 석순이 무차별 파괴되고 있습니다.

    박상후 기자는 문화재관리국의 탁상 행정이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 기자: 4억년의 신비를 간직하고 있는 천연기념물 제177호 천호동굴.

    용머리를 닮은 석순과 대리석 기둥모양의 종유석, 전형적인 석회동굴로 갖가지 모양의 종유석과 석순이 자태를 뽐냅니다.

    그러나 천장과 벽 여기저기 종유석이 잘려나갔습니다.

    사람손이 닿을 수 없는 3∼4m 높이의 석회암 커튼도 중간 중간이 잘려나갔습니다.

    동굴 외부도 훼손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터널의 절개 면에는 석회동굴이 훤히 드러났고, 동굴에서 나온 종유석 조각들이 여기저기 널려있습니다.

    왜 이렇게 훼손됐는가?

    동굴 바로 옆에 있는 석회광산에서 발파 작업을 하기 때문이라고들 말합니다.

    ● 최무용 교수(건국대): 발파로 인한 진동으로 석회 광산 부근에서는 동굴이 심각하게 훼손...

    ● 김종태 씨(주민): 분진이 여기까지 날라 오니까 그리고 발파하면 애기들도 잠자다가 발파하면 놀란다고...

    ● 기자: 그러나 석회광산측은 대수롭지 않다는 입장입니다.

    ● 허기종 상무(익산 석회공업): 저희는 이런 건 동굴로서는 이미 가치가 없다고 판단이 되기 때문에...

    ● 기자: 이러한 주장에 대해 동굴전문가는 터무니없다며 반박합니다.

    ● 최무용 교수(건국대): 동굴의 학술적 관광적 가치 높아...

    ● 기자: 문제는 문화재관리국이 문화재 보호구역을 잘못 설정한 데서 시작됩니다.

    즉 문화재를 보호하려면 보호구역선을 그을 때 동굴의 굴곡을 따라 그었어야만 합니다.

    하지만 이 천호동굴의 보호구역선은 입구에서 출구를 그대로 이은 직사각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가깝게는 동굴에서 불과 10m 거리에서 발파작업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발파공사 때문에 동굴이 훼손된다는 여론이 일자 전라북도와 익산시는 지난가을 보호구역을 재조정할 것을 문화재관리국에 건의했습니다.

    그러나 문화재관리국에서는 이상한 논리를 내세워 이를 묵살해버렸습니다.

    ● 김정남 사무관(문화재관리국): 보호구역을 더 넓게 지정해야 하지만 그렇게 하면 석회 광산이 부도나게 된다.

    ● 기자: 이렇게 되자 관할 익산시조차도 동굴을 애물단지로 보고 있습니다.

    아예 동굴이 천연기념물로서 가치가 없다는 안내판과 함께 입구를 막아버렸습니다.

    카메라 출동입니다.

    (박상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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