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임기구 물풍선]
● 앵커: 요즘에 초등학교 주변 문방구에서는 어른들도 민망할 만큼 낯 뜨거운 장남감들을 어린이들에게 팔고 있습니다.
남의 자식은 나 몰라라 식의 상혼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성장경 기자가 그 기막힌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 기자: 인천의 한 초등학교 앞, 문방구에 있는 오락기에 어린이들이 몰려 있습니다.
동전을 넣고 단추를 누르면 화살표가 가리키는 숫자만큼의 코인이 나옵니다.
이 코인을 주면 문방구에선 다른 물건과 바꿔줍니다.
기계 모양만 약간 다를 뿐 나머지는 카지노의 슬롯머신을 그대로 흉내냈습니다.
또 다른 초등학교 앞입니다.
주변에 있는 문구점에는 요즘 미끄리라고 하는 장남감이 불티나게 팔려 나갑니다.
1개에 3백 원하는 이 장남감은 미끌미끌한 주머니 속에 색 물감을 넣은 것입니다.
미끈거리는 감촉, 이런 저런 모양을 만들 수 있는 재미에 어린이들이 즐겨 삽니다.
그러나 이 미끄리의 물주머니는 놀랍게도 남성용 피임기구인 콘돔을 묶어서 만든 것입니다.
어린이들은 무엇으로 만든 것인지 모르겠지만 이를 보는 학부모들은 기가 찰 일입니다.
● 이유미氏(학부모): 어떻게 애들한테 이런 거를 팔수가 없는 거죠, 물론 부모도 저기하지만은 이거 파시는 분들도 생각을 많이 하셔야 될 거 같아요.
● 기자: 그러나 가게주인들은 아이들이 즐겨 찾기 때문에 팔고 있다며 대수롭지 않다는 입장입니다.
● 문방구 주인: 우리만 파는 게 아니라 인천시내 학교 앞 문방구엔 쫙 깔렸어요.
애들이 찾으니까...
● 기자: 돈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상관없다는 어른들의 이 얄팍한 상혼은 안타깝다 못해 씁쓸할 뿐입니다.
MBC뉴스 성장경입니다.
(성장경 기자)
뉴스데스크
초등학교 주변 문방구, 콘돔으로 만든 물풍선 판매[성장경]
초등학교 주변 문방구, 콘돔으로 만든 물풍선 판매[성장경]
입력 1996-04-24 |
수정 1996-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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