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차례 침투]
● 앵커: 북한의 무장공비들은 잠수함이 발각되기 사흘 전부터 벌써 3차례에 걸쳐 강릉 앞바다에 침투했던 것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무장공비들이 북한을 출발한 뒤 발견될 때까지 생포된 이광수의 증언을 토대로 사흘 동안의 행적을 윤정식 기자가 재구성해봤습니다.
● 기자: 9월 14일 새벽 5시, 북한의 함경남도 퇴조항, 검은 물체가 여명을 뚫고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대남 공작임무를 띤 상어급 잠수함입니다.
공해상으로 빠져나온 잠수함은 북한 출발 첫날은 바다위에서 보냈습니다.
만 하루가 지난 15일 밤 9시, 침투작전 개시 명령과 함께 물속 수중항진을 시작한 잠수함은 영해를 뚫고 강릉 앞바다까지 다가왔습니다.
달도 없는 검은 바다 속으로 침투조 3명과 안내조 2명이 곧바로 뛰어들었고 거침없이 해안까지 다다랐습니다.
무장공비들이 동해안을 휘젓고 다니는 동안 우리의 해안 경비망은 다른 곳만 감시하고 있었습니다.
다시 하루 뒤인 16일 밤, 공비들을 실은 잠수함은 강릉 앞바다에 2번째 침투를 시작했습니다.
하루전날 침투시킨 공비 3명을 복귀시키기 위한 작전이었지만 약속 장소에서 이들을 만나지 못해 이날 작전은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작전 사흘째인 17일 밤, 전날 접선하지 못한 침투조를 만나기 위해 3번째 침투가 시도됐습니다.
그러나 다시 동료를 찾는데 실패하면서 그들에겐 종말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잠수함 밑바닥이 암초에 걸려 좌초되면서 허망한 동해안 침투시도도 가라앉았습니다.
(윤정식 기자)
뉴스데스크
공비들, 잠수함 발각 사흘전부터 세차례 강릉 앞바다 침투[윤정식]
공비들, 잠수함 발각 사흘전부터 세차례 강릉 앞바다 침투[윤정식]
입력 1996-09-20 |
수정 1996-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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