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수일의 두얼굴 ]
● 앵커: 이쪽에서 결혼한 부인마저 8년 동안 남편이 간첩인 줄 모를 정도로 간첩 정수일은 두얼굴을 가졌습니다.
북한 대남공작이 얼마나 끈질긴지를 보여주는 사건이 아닐 수 없습니다.
간첩 정수일의 변신, 정상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정수일의 또 다른 무함마드 깐수 교수는 동서문화 교류분야에서 인정받은 학자였습니다.
그의 신라-아랍 교류사는 학생들 사이에 꽤 인기 있는 과목 이였습니다.
● 학생: 언어적 능력이 상당히 뛰어나셨어요.
"한자는 어땠어요?"
한자를 더 잘 읽으셨죠.
● 기자: 동료 교수들도 꾸준히 논문을 발표하며 왕성한 활동을 해온 이 아랍인 교수를 전혀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 동료 교수: 아랍사람으로 깜빡 믿고 있었지.
요새 외국으로 자주 돌아다닌다고 해서 이제 국제적 학자로 크는 줄만 알았지.
● 기자: 주변에서 인정을 받고 이름이 나자 정수일은 신문에 고정 칼럼을 기고하는가하면 TV 교양 프로그램 등에 출연하며 명망을 쌓아 왔습니다.
그러면서 한편으론 북한의 대남정책에 활용가능한 고급 정보를 수집해 왔습니다.
"국내 정보는 어떻게 이용했나?"
● 정수일: 일간지 중심으로 출판물 수집했다.
● 기자: 수집한 내용을 FAX로 보고할 때는 김일성 부자에게 충성을 맹세한다는 문구를 반드시 집어넣었습니다.
정수일은 지난 3일 검거된 뒤에도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다가 출생지라고 주장한 필리핀 민다나오섬의 토착어도 모르면서 가끔씩 북한 사투리를 쓰는 점을 집중 추궁당하자 결국 자신이 남파간첩임을 시인했습니다.
MBC 뉴스, 정상원입니다.
(정상원 기자)
뉴스데스크
간첩 정수일의 두 얼굴, 부인도 8년동안 간첩인줄 몰라[정상원]
간첩 정수일의 두 얼굴, 부인도 8년동안 간첩인줄 몰라[정상원]
입력 1996-07-22 |
수정 1996-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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