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진 자에 적개심 ]
● 앵커: 오늘 검거된 막가파 일당에게는 그저 범죄가 멋있게만 보였습니다.
이들은 특히 외제 승용차를 타고 다니는 여자들을 증오했고 결국 끔찍한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 기자: 스스로를 막가는 인생이라고 여기던 막가파 일당의 우상은 폭력조직의 대부 조양은 이었습니다.
이들은 여관방에 모여 조양은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 '보스'를 함께 보며 조양은 처럼 전국적인 범죄조직을 만들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영화보고 감정이 어땠나?"
● 최정수(주범): 남자라면 한번 해보고 싶었다.
● 기자: 이들은 또 5명의 죄 없는 사람을 납치 살해하고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지존파처럼 살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그 결과 배신하면 죽인다, 화끈하고 멋있게 살다 죽는다는 행동강령까지 만든 막가파 일당은 그들이 존경했던 지존파처럼 부유층을 범행 대상으로 노렸습니다.
강남 일대에서 외제 승용차를 몰고 다니는 여성들이 첫 번째 목표로 정해졌고, 일제 승용차를 탄 김경숙 여인이 우연히 이들의 눈에 띄었습니다.
● 최정수(주범): 그 여자가 며칠 동안 보였다.
그래서 저 차를 잡아야겠다 해서 집까지 미행했다.
● 기자: 피해자 김 모 여인이 타고 다니던 시가 4천만 원 짜리 일제 승용차입니다.
최氏 등은 사흘간이나 이 차를 미행한 끝에 결국 김 여인을 납치해 무참히 살해했습니다.
모두 20살 동갑내기인 막가파 일당은 대부분 결손가정 출신의 중졸 학력이 전부로 전형적인 비행청소년의 길을 걸어온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다행히 이들의 살인극은 한차례로 막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이른바 가진자들에 대한 이들의 맹목적인 적개심이 잘못된 가치관으로 곪아 가는 우리사회의 한 단면이라는 점에서 막가는 인생이 이들만으로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MBC 뉴스, 박성제입니다.
(박성제 기자)
뉴스데스크
막가파 일당들, 외제 승용차 탑승자에 적개심 품어[박성제]
막가파 일당들, 외제 승용차 탑승자에 적개심 품어[박성제]
입력 1996-10-29 |
수정 1996-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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