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대통령 비자금 관련 공판 분위기[이호인]

[ 어둡고‥무겁고‥ ]

● 앵커: 재벌기업 총수들은 오늘 한결같이 긴장된 표정이 역력했습니다.

전직 대통령 비자금 관련 공판 분위기를 이호인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 기자: 국내 내로라하는 대기업총수 9명, 가벼운 처벌이 나오리라는 자체분석에도 총수들은 출석부터 한결 같이 굳어있습니다.

몇몇 총수는 아예 우산으로 애써 모습을 감췄습니다.

실형을 선고받은 김우중 회장은 앞뒤로 임원과 수행원이 에워싸 얼굴조차 포착하기 어려웠습니다.

재판 끝 무렵 양형이유에서 한 사람 한 사람씩 참작 사유가 열거될 때만해도 재판의 긴장감은 더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최종선고를 앞두고 경제에 기여한다는 명분이 더 이상 볼모가 될 수 없다고 재판장이 힘주어 말하면서 법정은 술렁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재판의 마지막, 총수 4명에게 예상 밖의 실형이 선고되자 일순 법정은 숨을 죽였고 피고인들의 어깨는 힘없이 쳐졌습니다.

재판이 끝난 뒤 이건희 회장, 집행유예를 받았지만 말없이 굳은 얼굴에 누군가 건넨 쪽지를 차 밖으로 밀어 던집니다.

오늘 재벌 총수들은 전반적으로 무거운 표정이었으며, 함께 실형을 받은 이원조, 금진호 두 명의 전, 현직 의원도 그에 못지않게 어두운 모습이었습니다.

MBC 뉴스, 이호인입니다.

(이호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