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 우리는 - 교통혁명 다함께 ]
● 앵커: 우리 현재의 잘못된 모습을 되돌아보는 지금 우리는 순서, 오늘부터는 우리나라의 고질적 중병인 교통문제에 대해서 장기간 집중적으로 보도를 해 드리겠습니다.
대안을 찾기 위한 것입니다.
오늘 첫 순서는 인명피해는 말할 것도 없고 경제적 손실 또한 천문학적 숫자에 이르고 있는 오늘의 우리 교통 현실을 진단해 봅니다.
● 기자: 오늘 아침 출근 시간의 서울과 부산, 대구, 대전의 교통상황을 동시에 공중에서 촬영했습니다.
서울 올림픽대로,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가는 차선은 행주대교 언저리부터 차들의 속도가 뚝 떨어집니다.
화물을 싣고 바쁘게 가야 할 트럭들이오도가도 못한 채 그냥 서있을 뿐입니다.
성산대교 진입로, 꼬리를 문 차량들이 길게 한숨을 내쉬고 있습니다.
도심으로 들어가는 길목은 어디든 비집을 틈이 보이지 않습니다.
부산 충렬로, 해운대에서 원동 IC로 가는 차량들이 혼잡을 빚고 있습니다.
조금 더 가서 원동 IC, 이번에는 동래에서 나온 차들까지 가세해서 정체는 더욱 심해집니다.
미남로터리입니다.
미남에서 만덕으로 진입하는 차량과 만덕 방면에서 동래와 사직동으로가 는 차량들이 엇갈려서 늘 밀려 있습니다.
대구는 구마 고속도로 남대구 진입로부터 차량들이 길게 띠를 잇고 있습니다.
도심에 들어서면은 범어동 네거리의 정체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신천 고속화 도로, 이미 이름값을 못한지 오래 됐습니다.
특히 도심 지하차도로 접어드는 구간은 거북이 걸음이 더욱 느려집니다.
대전시 한밭대교, 아파트 단지인 둔산지 역에서 도심으로 들어가는 출근 차량들이 거의 꼼짝하지 못합니다.
시내로 접근할수록 유성 쪽에서 오는 차량까지 밀려들어서 신호받기가 여간 지루하지 않습니다.
건설교통부 조사에 따르면은 서울과 부산, 대구 등 6대도시의 출퇴근 시각 평균 주행속도는 30km를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차라리 걸어가는 게 낫다 이런 말이 절로 나올 만큼, 도로의 기능이 거의 마비된 오늘의 현실, 이렇게 길에 뿌리는 돈이 연간 얼마나 되겠습니까? 무려 9조원에 가깝습니다.
이렇게 많은 물류비용이 어려운 우리 경제의 발목을 붙잡고 있습니다.
● 기자: 인천에서 콘테어너 화물을 싣고 부산으로 가는 트레일러에 동승했습니다.
안산 고속도로 곳곳이 막힙니다.
인천에서 경부 고속도로로 진입하기 위해 광명 IC까지 25km를 오는데 한 시간이 넘게 걸렸습니다.
● 트레일러 기사: 이게 운전이 아니라 차를 끌고 나가면 전쟁터야 전쟁터 완전히...
● 기자: 요즘은 하도 길이 막히니까 조금이라도 빨리 가기위해서 대형차들이 무전기를 달고 있습니다.
이 차 역시 이 같은 무전기를 1년 전에 달았습니다.
수출용 자동차의 경우 이 회사는 지난해까지 부천에서 인천 부두까지 하루 6번의 왕복이 가능했지만은 올 들어서는 5.3회로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이 때문에 트레일러 한대당 손실액은 5만4백원, 17대가 이를 전담하니까 이 회사는 한달이면은 2천5백만 원씩 손해를 보는 셈입니다.
● 전재호 부장(주) 한진: 이제 육송에서는 이제 생명을 잃었습니다.
● 기자: 94년 한해 우리나라 전체 물류비는48조원으로 국내 총 생산액의15.7%를 차지했고 길이 막혀 생긴 물류 지체비는 지난 한해8조 6천억 원에 달한다고 교통개발원은 밝히고 있습니다.
어디를 가도 심각해지는 도로 정체, 우리 경제는 갈수록 경쟁력을 잃고 있습니다.
MBC 뉴스, 윤영무입니다.
(윤영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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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음주운전 또 과속운전, 난폭운전 이런 무모한 일초의 도박 때문에 연간 개인이 또 나라가 입는 피해는 얼마나 되겠습니까? 교통사고로 하루 평균 28명이 숨지고 909명이 다친다는 이런 부끄러운 통계는 바로 우리들 자신의 것입니다.
● 기자: 연간 사망자만도 만여 명, 정확히 1.30초당 한명씩의 사상자를 내는 사고, 전체 사건 사고 사망자의 50%를 차지하는 사고, 1996년 올해 역시교통사고는 단일 사고로는 최대의 피해를 내는 사고로 기록되었습니다.
사고 현장은 이내 곧 말끔히 정리되어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지지만 당사자들의 고통은 지금부터 시작입니다.
솜사탕을 팔며 생계를 이어가는 올해 36살의 김민호氏, 8년 전인 지난 88년, 무심코 넘은 중앙선, 정면 충돌사고를 당한 김氏는 하반신이 마비되는 불구의 몸이 되었습니다.
결혼생활 1년 만에 당한 교통사고, 아내와 함께 맞벌이를 하며 알뜰하게 살아오던 평범한 샐러리맨 김氏의 인생은 그때부터 회색빛으로 변해갔습니다.
불구가 된 자신과 끝까지 함께 해주는 딸아이 그리고 아내에 대한 고마움과 죄스러움에 하루하루를 연명하고 있을 뿐입니다.
● 김민호氏(36살): 모든 사람이 신경 쓰이게 해주고 물질적으로 고통을 주고 하니까 이게 참 인간으로서 할 짓이 못되더라고요, 이런 짓들이...이제 후회해도 소용없지만...
● 기자: 이처럼 한 개인과 가정이 겪는 고통의 차원을 넘어 과연 국가적으로 어떠한 손실을 입고 있는지 바로 그 점을 살펴볼 차례입니다.
정부는 교통사고로 초래되는 사회적 손실을 약 6조원으로 어림잡고 있습니다.
연간 GNP의 3%, 그리고 국방예산의 절반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자동차 보유대수 천만대를 목전에 둔 지금 교통사고는 이제 더 이상 개인적인 불행으로 남겨 둘 수 만은 없는 시점입니다.
MBC 뉴스, 박용찬입니다.
(박용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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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이렇게 많은 차가 빠져 나오는 인터체인지 부근에는 차를 세워둘 수 없게 돼있지요.
그러나 이렇게 하루 종일 차를 세워놔도 누구 하나 탓하는 사람도 없습니다.
그렇습니다.
이 시대 우리사회의 인간성과 도덕성의 회복 없이는 헝클어진 교통 문화를 바로 잡을 수 없다는 시각에서 저희 MBC뉴스데스크는 교통혁명, 그 해법을 구해 보겠습니다.
MBC 뉴스, 권재홍입니다.
(권재홍 기자)
뉴스데스크
한국의 고질적인 중병 교통 현실 진단[권재홍,윤영무,박용찬]
한국의 고질적인 중병 교통 현실 진단[권재홍,윤영무,박용찬]
입력 1996-10-21 |
수정 1996-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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