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출동][암표상 독무대]
● 앵커: 오늘 카메라 출동은 갈수록 극성인 고속버스터미널의 암표 실태를 고발합니다.
한사람이 4장밖에는 표를 살 수 없도록 돼있는데 어찌 된 일인지 암표상들은 수십 장씩 한꺼번에 사가고 또 파출소에 잡혀가도 금방 풀려나온다고 합니다.
이번 취재는 문호철 기자가 했습니다.
● 기자: 경부고속버스터미널 청주 매표소입니다.
이곳은 주말마다 암표상들이 들끓어 많은 승객들이 웃돈을 주고 승차권을 사거나 표를 끊지 못하는 일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청주 만원, 청주 만원...
시간이 지나갈수록 이만 원으로 뛰고..."
"억울하죠, 저희들은.
어떤 사람들은 싼값에 가고 어떤 사람은 비싼 값에 가고 그러니까는..."
"한사람이 살 수 있는 표는 4장, 주말엔 특히 더 이상 안 된다."
그러나 암표상은 수십 장의 고속버스 표를 한 번에 살 수 있었습니다.
암표상이 창구에 다녀가자마자 남아있는 버스시간이 오후 5시대에서 갑자기 8시대로 뜁니다.
● 승객: 금방 있던 표가 2시간이나 건너뛰었다.
암표상들 때문이다.
● 기자: 항의를 계속하자 창구직원은 임시차가 나왔다며 갑자기 5시35분 차표를 팔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이 버스는 임시차가 아닌 정규버스, 즉 창구직원은 무슨 이유인지 매진되지도 않은 버스를 매진된 것처럼 승객들을 속인 것입니다.
"여기서 표주지 않아요?"
"여기서 왜 암표상한테 표를 줘요"
● 암표상: 5시 20분...
3시간 빨리 가...
● 기자: 3명의 암표상들이 30분 만에 10장 가까운 암표를 팔아 해치웁니다.
● 암표상: 나는 심부름하는 것.
나 같은 사람 덕분에 늦게 와도 일찍 가는 것.
● 기자: 고속버스 직원은 암표상을 보자 안부를 나누며 얘기를 나눕니다.
터미널 청원경찰은 암표상을 물끄러미 바라만 볼 뿐 말리지도 않습니다.
● 터미널 청원경찰: 보기는 우리가 가끔 보죠.
택시기사이기 때문에 잘 알죠.
"그 사람 여기 와서 뭐하는지 아세요?"
내가 알기로는 암표상을 한다는 건 알아요.
● 기자: 청원경찰에게 신고했지만 암표상이 오히려 큰 소리를 치고 청경은 달래기만 합니다.
● 암표상: 내가 도둑놈인가?
안사면 될 거 아닌가?
● 기자: 암표상은 결국 파출소까지 갔지만 아무 일 없는 듯 그냥 나왔습니다.
다음날, 전날의 암표상이 여전히 암표를 팔고 있었고, 취재팀도 암표를 쉽게 살 수 있었습니다.
다시 한 번 파출소에 신고해 봤지만 그냥 풀려났습니다.
전날 신고 된 기록도 없습니다.
결국 암표상은 그 누구의 제재도 없이 자유롭게 암표를 팔아왔던 것입니다.
설사 적발된다 해도 암표 10장만 팔면 벌 수 있는 5만 원 정도의 벌금이면 풀려나기 때문에 시민의 고통은 아랑곳없이 암표장사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카메라 출동입니다.
(문호철 기자)
뉴스데스크
[카메라 출동]고속버스터미널의 암표 실태 고발[문호철]
[카메라 출동]고속버스터미널의 암표 실태 고발[문호철]
입력 1996-12-01 |
수정 1996-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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