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적파괴령 문서]
● 앵커: 일제가 고려와 조선왕조 때 왜구나 일본군을 무찌른 기념비석을 포함해서 우리의 사적을 없애도록 지령을 내리고 또 우리의 문화재를 마구잡이식으로 약탈해간 사실을 증명해주는 총독부 문서가 공개됐습니다.
● 기자: 일제 당시 조선 총독부 학무 국장이 1943년 11월 24일자로 기안해 경무국장에게 보낸 공문서입니다.
오늘 처음 공개된 유림의 숙정 및 반시국적 고정 철거 건이라는 이 문서는 이성계가 왜구를 무찌른 것을 기념해서 세운 황산대첩비가 이른바 국민 사상통일에 지장이 있으므로 철거가 부득이하다는 견해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같은 해 10월 14일 작성된 현존 유사비 일람표라는 이 문서는 이미 철거했거나 철거가 필요한 비석으로 고양 행주전승비와 청주 조헌 전장기적비, 아산 이순신 신도비 등 비석 20개의 목록을 명기하고 있습니다.
이 비석들은 모두 임진왜란 때 일본군을 무찌른 사실을 기록한 것들입니다.
또 전북 경찰부장이 각 도 경찰부장들에게 보낸 같은 해 8월 18일자 문서는 충렬사나 황산대첩비 등 고적이 유림의 반전·반일사상을 고취하고 있는 만큼 폭쇄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 정양모 관장(국립중앙박물관): 반시국적 고적이라고 했습니다.
세계 어느 침략자도 ‘고적이 시국에 반한다.’ 그런 표현은 쓴 적이 없을 겁니다.
그러니까 이것은 폭파 할 수밖에 없다.
● 기자: 이밖에도 일제가 우리 문화재를 무차별 약탈해갔음을 증명하는 대신회의록 등도 함께 공개돼 일제의 문화재 수탈행위를 생생하게 증언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병훈입니다.
(김병훈 기자)
뉴스데스크
일제의 우리 사적 파괴.문화재 약탈 증명 총독부 문서 공개[김병훈]
일제의 우리 사적 파괴.문화재 약탈 증명 총독부 문서 공개[김병훈]
입력 1996-12-02 |
수정 1996-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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