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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지금 우리는]과속 화물차들, 속도표시등 일부러 고장내[권순표]

[지금 우리는]과속 화물차들, 속도표시등 일부러 고장내[권순표]
입력 1996-12-04 | 수정 1996-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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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고예약 심야과속]

    ● 앵커: 무거운 짐을 싣고 과속으로 달리는 화물차야말로 대형 사고의 주범입니다.

    이런 과속을 예방하기 위해 달고 다니는 속도표시등을 화물차들이 일부러 고장 내고 단속을 피하면서 멋대로 달리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 기자: 지난 9월 16일 경부고속도로 경주 부근에서 2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대형 교통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사고원인은 육중한 트레일러의 과속이었습니다.

    차량 자체가 워낙 무거운데다 짐까지 싣고 달리기 때문에 대형 차량사고는 대부분 이같이 끔찍한 참사를 낳고 맙니다.

    밤늦은 시각 경기도 안산시 수인 산업도로, 이곳은 대형 화물차들이 자동차 경주하듯 질주하는 현장의 하나입니다.

    눈발이 날리는 미끄러운 도로 위를 규정 속도를 지키며 달리는 화물차는 거의 없습니다.

    이들 차량의 정면 윗부분에 달려있는 속도표시등을 보면 금방 알 수 있습니다.

    대부분 빨간 불입니다.

    이곳은 이들 차들이 시속 80km 이상으로 달리고 있다는 표시입니다.

    대형차량의 과속을 방지하기 위해 4톤 이상 화물차 등에 달도록 의무화돼있는 속도표시등, 그러나 이를 아예 달지 않거나 고장 난 것을 그대로 달고 다니는 화물차가 많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습니다.

    짐을 가득 실은 채 질주하는 한 화물차의 속도를 재봤습니다.

    스피드건에 표시된 속도는 시속 90km가 넘습니다.

    그러나 속도등은 완전히 꺼져 있습니다.

    ● 화물차 운전자: 모르겠습니다.

    제 차가 아니라서요.

    ● 기자: 더 큰 문제는 고의적으로 속도 등을 고장 낸 화물차도 적지 않다는데 있습니다.

    과속을 하면 켜지게 돼있는 붉은색 등입니다.

    그러나 이 화물차의 붉은색 등은 아예 전구도 들어있지 않습니다.

    속도등이 들어오지 않는 또 다른 화물차의 적색등을 점검해봤습니다.

    역시 전구가 빠져 있습니다.

    ● 화물차 운전자: 내가 빼놓은 것은 가운데 것인데, 사실 우리는 속도등에 대한 개념이 없어요.

    ● 기자: 경찰의 과속단속을 피하기 위한 것입니다.

    ● 지동해 경위: 속도등이 고장 난 채로 운행하는 화물차량들이 워낙 많기 때문에 과속단속을 하는데 상당히 어려움이 많습니다.

    ● 기자: 깊은 밤, 속도등도 꺼놓은 채 속도위반을 서슴지 않는 화물차들, 그 앞길엔 언제나 대형사고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MBC뉴스 권순표입니다.

    (권순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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