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단위 모의고사, 획일적 성적 지상주의 부추겨]
● 앵커: 우리교육의 가장 큰 병폐가운데 하나가 학생 개개인의 소질과 개성을 무시하는 획일적인 성적 지상주의입니다.
이런 성적 지상주의를 부추기는 게 전국의 학생들을 성적에 따라서 한 줄로 서열을 매기는 전국 단위의 모의고사입니다.
그 문제점을 조헌모 기자가 짚어봅니다.
● 기자: 지난달 28일 전국적으로 실시된 모의 수능시험의 개인별 성적표입니다.
어느 학생의 기록을 봤습니다.
인문계 응시자중 16만3천 몇등으로 전체 인문계 학생으로 치면 24만 몇등에 해당된다는 예상석차까지 나와 있습니다.
학급 석차는 물론입니다.
대형 사설 입시기관들이 주도해서 실시하는 전국단위 모의고사는 이처럼 학교 내에서 성적군 줄서기를 조장하는 비교육적인 폐해로 교육개혁 취지에도 전면 배치된다는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실시되는 전국단위 모의고사 석차를 통해 학생들은 일찍부터 입시에 멍들어갑니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보는 시험보다 모의고사 성적에 더 심한 압박을 받으면서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모의고사에 중독되다시피 해 갑니다.
● 장기욱군(수험생): 아- 이게 내 수능점수구나, 그렇게 생각하면은 자기가 원하는 대학도 못가는 점수니까 불안감만 더 많이...
● 수험생: 모의고사 보니까 그래도 공부하잖아요.
자기 위치를 파악하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겠다는 것도 일단 세울 수 있으니까...
● 기자: 이러한 모의고사는 거의 매달 실시됩니다.
한번 볼 때 많게는 7내지 90만명, 평균잡아 50만명이 한꺼번에 치릅니다.
이 모의고사는 논술 모의고사까지 생겨나면서 그 시장규모가 연간 7백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업계에서는 추정하고 있습니다.
모의고사 시장에서 독과점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는 것은 수험계에서 빅3로 불리우는 종로, 대성, 중앙교육으로 이들은 이미 한곳을 더 포함시켜주고 돌아가면서 실시하고 담합해놓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한 학생은 모의고사의 병폐가 여기에서 그치지 않음을 증언합니다.
● 수험생: 주위에서 누구나 다 모의고사가 안 나왔다 (성적이 안 나왔다) 그러면 과외 당연히 하죠, 누구나.
● 기자: MBC뉴스 조헌모입니다.
(조헌모 기자)
뉴스데스크
전국 단위 모의고사, 획일적 성적 지상주의 부추겨[조헌모]
전국 단위 모의고사, 획일적 성적 지상주의 부추겨[조헌모]
입력 1997-04-11 |
수정 1997-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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