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강한 조사권.엄격한 윤리기준 등 미국의회청문회 성공 비결]
● 앵커: 우리는 이런 청문회를 왜 하나하는 청문회 무용론까지 제기되고 있지만 미국 의회 청문회는 비교적 잘 운영되고 있습니다.
의원들의 준비도 철저하지만 의회가 막강한 조사권한을 가진 기구들을 거느리고 있고, 또 거짓증언이 발붙일 수 없도록 제도적인 장치도 마련돼 있습니다.
미 의회 청문회의 성공비결을 워싱턴에서 김상운, 김택곤 두 특파원이 전해드립니다.
● 기자: 미 의회 산하의 회계감사국.
3천5백여명을 거느린 회계감사국 GAO는 미 행정부 내 어느 곳이라도 마음대로 들어가서 조사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습니다.
조사결과를 사법 당국에 넘겨서 처벌을 요구할 수도 있습니다.
직원 740명을 거느린 입법조사국 CRS도 역시 의회산하입니다.
미 의회의원들은 이 두 기구가 조사해 놓은 정보를 마음껏 요청해서 이용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습니다.
이처럼 완벽한 정보로 무장된 의원들 앞에서 청문회의 증인들은 거짓말을 할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청문회에서 거짓말이 가능한가?"
● 시민: 거짓말은 통하지 않는다.
진실을 말해야 한다.
● 기자: 만일 거짓 증언을 했다가 탄로가 나면 최고 5년의 징역형이 떨어집니다.
증언이나 자료제출을 거부하면 의회 모독죄로 최고 1년의 징역을 살아야 합니다.
지난 70년대 중반, 워터게이트 사건 때 장관을 포함해서 모두 21명이 징역을 살았습니다.
또 포드 대통령은 닉슨 전 대통령을 사면해 줬다가 청문회에 불려가 의원들의 호된 질책을 받아야 했습니다.
● 리치 박사(의회 역사가): 현 정부는 부정직하다는 비난을 피하려고, 자료를 의회에 순순히 넘긴다.
● 기자: 정직을 최고의 덕목으로 강조하는 교육도 중요한 몫을 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청문회는 또 텔레비전 생중계를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부실한 답변이 드문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릅니다.
MBC뉴스 김상운입니다.
(김상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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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캐피탈실이라고 불리는 청문회의 본고장 미 의회는 활력이 넘친 하나의 커다란 도시입니다.
날마다 청문회가 홍수를 이루고 있고, 전용 지하철이 유동인구 3만명을 건물 곳곳에 실어 나릅니다.
오늘은 14개의 크고 작은 청문회가 열렸습니다.
● 청문회 증인: 관련자료도 많이 검토하고 정부 측과 협의해 준비했다.
● 기자: 청문회 주역은 겉보기에 의원들입니다.
정중하지만 급소를 찌르는 질문공세를 퍼붓습니다.
의원들은 그러나 각본에 따라 움직이는 배우에 불과합니다.
의원 뒷자리에 비좁게 앉아서 수시로 귀뜸하거나 뭔가 열심히 메모하고 있는 보좌관들이 바로 연출가들입니다.
의원 1명에 적게는 22명에서 최고 70명의 보좌관이 소속돼 총 인원은 1만4천여명입니다.
여기에 1,200명의 전문위원이 청문회 지원에 가세하고 있습니다.
입법조사관 등 모두 5천명이 따로 포진하고 있고, 외부 전문인사도 때때로 가담합니다.
미 의회 청문회는 모두 이렇게 2만여명의 전문인력이 연출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지나칠 만큼 엄격한 윤리기준을 지키고 있습니다.
단 한 푼의 선물이나 식사대접도 받아서는 안 됩니다.
워싱턴에서 미 의회를 내려다 볼 수 있는 건물은 절대로 지을 수 없습니다.
아무도 넘볼 수 없는 권위는 미 의회 전체의 보이지 않는 노력으로 지켜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택곤입니다.
(김택곤 특파원)
뉴스데스크
막강한 조사권.엄격한 윤리기준 등 미국의회청문회 성공 비결[김택곤]
막강한 조사권.엄격한 윤리기준 등 미국의회청문회 성공 비결[김택곤]
입력 1997-04-11 |
수정 1997-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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