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출동][가락동 수산시장, 역돔 바다돔으로 속여 팔아]
● 앵커: 여러분, 역돔이라고 아십니까?
민물에 사는 물고기입니다.
그런데 이 역돔이 바다에 사는 도미로 둔갑해서 팔리고 있습니다.
상인들이 역돔을 싸게 사들여서 값비싼 도미로 속이는 것입니다.
어떻게 속이는지 이진호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 기자: 서울 가락동 수산시장, 수조 안에는 광어, 우럭 등 활어들이 가득합니다.
손님들이 흥정 끝에 활어를 삽니다.
"지금 사신 게 뭔지 아세요?"
● 소비자: 돔이요.
● 기자: 어떤 돔인데요?
● 소비자: 그냥 제가 돔 달라고 해서 돔 산거예요.
● 기자: .수족관에는 바다 돔의 일종인 참돔이라고 써 있습니다.
그런데 웬일인지 취재진이 다가가자 슬그머니 푯말을 치웁니다.
상인들이 팔고 있는 수족관의 고기는 과연 진짜 바다 도미인가?
● 유수남 활어팀장(수협 백화점 당산점): 이 생선은 민물 역돔이라고 써 있습니다.
민물에서 양식해서 기르는 생선이죠.
● 기자: 화면 왼쪽이 민물고기인 역돔, 화면 오른쪽이 바닷돔으로 겉모습이 확연히 다릅니다.
결국 소비자들은 민물 역돔을 바닷돔으로 속아 산 것입니다.
● 시장 상인: 모르는 사람들이 오면 그냥 도미라고 하면 그냥 도미로 알고 먹는다.
이건 민물 돔이다.
● 기자: 그렇다면 상인들이 어떻게 민물고기를 바닷고기로 속이는가?
상인들은 민물고기인 역돔을 바다 고기처럼 보이기 위해 우럭, 광어 등 바다 고기와 함께 바닷물에 넣어 두고 있습니다.
민물 역돔은 열대어로 25도 정도의 민물에서 살기 때문에 찬 바닷물에서는 잘 견디지 못합니다.
이렇다 보니 수족관의 역돔들은 눈이 멀고 몸에 붉은 부스럼이 일어 있습니다.
시장 한 구석에는 죽은 역돔들이 수북히 쌓여 있습니다.
수산시장에 역돔을 공급하는 양식장은 어떤지 찾아 봤습니다.
양식장 안은 악취가 진동하고 정화가 덜 된 새까만 물위에는 물고기 배설물과 죽은 물고기가 여기 저기 떠다닙니다.
경기도 안성과 마산, 부곡 등 대부분의 역돔 양식장의 상태도 다를 바 없습니다.
여기서 가져 오는 민물역돔의 산지 가격은 kg당 4∼5천원선, 하지만 시장에서 상인들이 파는 가격은 kg 당 1만5천원, 3배가 넘는 돈을 받습니다.
일부 횟집에서는 심지어 자연산이라고까지 속여 열 배가 넘는 값을 받기도 합니다.
"자연산이에요?"
● 횟집 주인: 자연산.
● 기자: 얼마에요?
● 횟집 주인: 17만 5천원.
● 기자: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에서도 속여 팔기는 마찬가지
"이게 바다 고기에요?"
● 수산시장 상인: 맞죠, 바다 고기죠
● 기자: 역돔 아니에요?
● 수산시장 상인: "역돔은 민물고기죠.
저안에 민물장어랑 같이 있는 거예요.
● 기자: 또, 횟집에서도 민물 역돔을 바다 생선으로 속여 초밥에 쓰고 있습니다.
여의도에 있는 한 초밥집.
"이 초밥 바다돔으로 만든 겁니까?"
● 초밥집 주인: 그렇죠, 이것도 바닷돔이에요.
● 기자: 역돔 아닙니까?
● 초밥집 주인: 아니오, 바다 돔이에요.
● 기자: 정말 어떤 생선인지 확인해 봤습니다.
"이 생선이 어떤 생선입니까?"
● 박현기 과장(수협백화점 당산점): 이건 민물 역돔입니다.
이 부위는 배쪽 부위로 싼 초밥입니다.
● 기자: 상도의는 사라지고 얄팍한 상혼만 판치는 현장.
● 시장 상인: 막말로 민물고기라고 꼭 생각을 한다면 이것 한 명도 안 먹는다고..
● 기자: 카메라 출동입니다.
(이진호 기자)
뉴스데스크
[카메라 출동]가락동 수산시장, 역돔 바다돔으로 속여 팔아[이진호]
[카메라 출동]가락동 수산시장, 역돔 바다돔으로 속여 팔아[이진호]
입력 1997-04-13 |
수정 1997-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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