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 비서, 2월 12일 망명 신청 이후 67일의 기다림]
● 앵커: 황장엽씨는 지난 2월12일 이후 북경과 필리핀에서 두 달 넘게 오랜 기다림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황씨가 무엇을 하며 어떻게 시간을 보냈는지 그간의 생활을 간추렸습니다.
● 기자: 지난 2월12일 북경 주재 한국대사관에 망명해온 황씨는 불안함과 긴장으로 2∼3일 동안 제대로 잠을 자지 못했습니다.
황씨는 철판으로 창문을 막아 햇빛도 들어오지 않는 방에서 나오지 않는 일이 드물었습니다.
망명 엿새째 날인 2월17일 황씨는 74번째 생일을 맞았지만 북에 두고 온 가족들을 생각해서 인지 생일 파티는 사양했습니다.
황씨는 아침을 먹지 않았고 대신 홍삼즙을 물에 타서 먹었습니다.
점심에는 소식이기는 하지만 생선 보다는 갈비와 수육 등 육류를 즐겨 했으며 저녁에는 자신의 방에서 샌드위치를 먹었습니다.
새벽 5시 반이면 일어나고 밤 12시가 넘어서야 잠자리에 들었던 황씨는 자기 전에는 꼭 동화책을 읽었습니다.
34일만에 답답한 영사관 건물을 벗어나 필리핀으로 옮겨오게 된 황씨는 아침, 저녁으로 산책을 하는 등 마음의 여유를 회복했습니다.
황씨는 또, 대부분의 시간을 독서에 할애해 학자로서의 면모를 보였으며 자신이 집필한 논문들을 손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황장엽씨는 두 달이 넘는 긴 기다림 끝에 조국의 남쪽 땅에 발을 디뎠습니다.
MBC뉴스 이상용입니다.
(이상용 기자)
뉴스데스크
황장엽 비서, 2월 12일 망명 신청 이후 67일의 기다림[이상용]
황장엽 비서, 2월 12일 망명 신청 이후 67일의 기다림[이상용]
입력 1997-04-20 |
수정 1997-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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