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 서울랜드, 놀이기구 공중에 멈춰서 탑승자 공포에 떨어]
● 앵커: 시청자 여러분, 추석 잘 보내셨습니까?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라고 했는데 이제 우리는 한가위를 맞는 넉넉한 마음을 1년 내내 간직해서 거칠고 메마른 우리 사회를 좀 더 푸근하게 가꿔 나가자는 뜻으로 이 말을 새겼으면 좋겠습니다.
공포의 100분 오늘 첫 소식은 한가위도 거루지 않고 찾아온 사고 소식입니다.
오늘 낮 과천 서울랜드에서 놀이기구 우주 유람선이 공중에서 멈춰 서는 바람에 어린이를 포함해 탑승객들이 두 시간 가까이 거꾸로 매달려 있어야 했습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공포에 떨었던 100분이었습니다.
김소영 기자입니다.
● 기자: 오늘 하루 2만 5천여 명이 찾은 과천 서울랜드, 점심 무렵인 낮 12시 반 쯤 서울랜드는 갑자기 공포에 휩싸였습니다.
360도 회전하면서 스릴을 즐기는 놀이기구인 우주 유람선 두 대가 거꾸로 공중에 올라선 뒤 멈춰 버렸기 때문입니다.
공포감이 가장 심하다는 15미터 상공.
31명의 승객들은 거꾸로 매단 채 숨을 죽였습니다.
10분, 15분, 20분.
초조한 시간이 흘러도 탑승기는 꿈쩍도 하지 않습니다.
승객들은 불안을 참다못해 비명을 지릅니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어린이들입니다.
팔을 아래로 뻗어 안전대를 잡고 몸의 균형을 잡아 보려고 안간힘을 써 보지만 곧 피가 거꾸로 쏠려 고통이 몰려옵니다.
맨 앞에 매달린 꼬마 아이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립니다.
● 탑승객: 아파요, 아저씨. 앙앙앙.
● 기자: 그러나 사다리차를 동원한 구조대는 30분이 지나 도착했습니다.
● 구조대원: 곧 구조합니다.
아기 안정시켜 주세요.
● 기자: 직원이 안전장치를 수동으로 풀고 한사람씩 끄집어냅니다.
탑승객 모두가 구조된 시각은 사고 발생 후 한 시간 사십분이 지난 오후 2시가 지나서였습니다.
● 이지양 양 (탑승자): 너무 너무 아프고 더군다나 큰 어른들은 그나마 체력이 있으니까 좀 버티는 것 같았는데 조그마한 애들은 너무 겁을 먹고 엄마 아빠 그러면서 울구.
● 기자: 100분 동안 공포에 시달린 승객들은 병원으로 실려가 4시간 동안이나 치료를 받은 끝에 가까스로 퇴원할 수 있었습니다.
사고가 난 우주유람선은 지난 90년 네덜란드에서 들여온 뒤 7년 동안 주말과 휴일에는 13시간씩 운행을 해 왔습니다.
MBC 뉴스 김소영입니다.
(김소영 기자)
뉴스데스크
과천 서울랜드, 놀이기구 공중에 멈춰서 탑승자 공포에 떨어[김소영]
과천 서울랜드, 놀이기구 공중에 멈춰서 탑승자 공포에 떨어[김소영]
입력 1997-09-16 |
수정 1997-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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