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나리 양 유괴 살해범 전현주 묵묵히 범행 재연]
● 앵커: 다음 소식입니다.
박초롱초롱빛나리 양 유괴 살해사건에 대한 현장검증이 오늘 실시됐습니다.
오늘 현장검증에서 피의자 전현주 씨는 줄곧 고개를 떨군 채 흐느꼈고, 주민들은 다시 한 번 악질적인 범죄에 분노했습니다.
연보흠 기자입니다.
● 기자: 오늘 오전 9시 반, 나리 양을 유괴한 현장에 다시 나타난 전현주씨는 멜빵바지에 안경을 낀 유괴 당시의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오랜 경찰 조사에 지친 듯 초췌한 모습의 전 씨는 시종일관 고개를 떨군 채 현장 검증에 임했습니다.
전 씨는 범행 당일 나리 양을 만나 유괴하는 과정과 나리양의 집에 협박전화를 거는 장면 등은 비교적 담담하게 재연했습니다.
그러나 나리 양을 살해한 남편의 극단 사무실에서는 다소 겁먹은 표정이었습니다.
나리 양을 대신한 인형에게 수면제를 먹이고 목을 조를 때는 끔찍했던 범행 당시가 생각나는 듯 몸서리를 치며 흐느끼다 끝내 실신하기도 했습니다.
전 씨는 이후 무언가 속죄의 말을 되뇌이 듯 계속 울먹였습니다.
전 씨가 나리 양을 유괴 살해한 사당동 극단 사무실 앞에는 아침 일찍부터 수백 명의 동네 주민들이 몰려들어 전 씨가 재현하는 범행 과정을 지켜봤습니다.
임신 8개월의 예비 엄마가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느냐며 분개하는 시민들, 그들의 표정엔 다시는 어린아이를 볼모로 한 악질 범죄가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결연함마저 엿보였습니다.
● 동네 주민: 인간이 할 수 없는 도리라고 생각해요.
배속에 애가 잉태하고 있는데 어떻게 감히 이런 일을 저지를 수 있을까.
● 윤종하 씨 (목격 어린이의 부모): 저는 유일한 목격자의 부모입니다.
다시는 저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되죠.
● 기자: 오늘 현장검증을 통해 전 씨의 단독 범행임을 입증하는데 주력한 경찰은 오늘 19일 이번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기로 했습니다.
MBC 뉴스 연보흠입니다.
(연보흠 기자)
뉴스데스크
박나리양 유괴 살해범 전현주 묵묵히 범행 재연[연보흠]
박나리양 유괴 살해범 전현주 묵묵히 범행 재연[연보흠]
입력 1997-09-17 |
수정 1997-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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