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출동]불법택시 일명 다람쥐 택시, 감시카메라도 우롱]
● 앵커: 서울지하철 역 주변에 길게 줄을 서 있는 택시는 이른바 다람쥐 택시라고 해서 합승 손님만 골라서 태웁니다.
이런 불법영업을 단속하기 위해서 한 구청이 수십억 원을 들여서 무인 감시 카메라까지 설치했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다람쥐 택시는 마치 숨바꼭질하듯이 감시 카메라를 피해 다니고 있습니다.
이진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아침 출근시간대 서울 강남의 역삼역 사거리, 길 한 편으로 택시들이 줄을 지어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나 택시를 탈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 대치동 갑니까?
● 택시 운전사: 대치동은 지나가는 차 타셔야 돼요.
여기택시는 골목만 돌거든요.
● 기자: 승차를 거부당한 한 아주머니가 아이와 함께 텅 빈 택시들 앞에서 30분 째 망연히 앉아 있습니다.
- 세브란스병원 아직도 못 잡으셨어요?
- 택시가 안 가나 봐요 여긴 안간데요.
- 막 화내는데요.
이 택시들은 4명의 합승 손님만 골라 태워 역 주변만 맴도는 속칭 다람쥐 택시, 손님을 태우기 위해 대로변에서의 위험스러운 후진도 불사합니다.
그런데 택시들 옆에는 무인 카메라가 작동되고 있다는 단속 경고문이 크게 걸려 있습니다.
불법택시 영업을 하다 적발될 경우 벌금은 20만원, 어떻게 택시들이 내놓고 이런 불법 행위를 할 수 있을까?
택시들은 카메라가 비추는 곳을 피해 다니며 교묘하게 합승 행위를 하고 있습니다.
- 무인 카메라 새로 생겼는데 괜찮나?
● 택시 운전사: 지금 현재는 카메라 (방향이) 저쪽에 있으니까 이쪽은 안 잡히죠.
● 기자: 360도 회전이 가능한 이 무인감시 카메라와 불법영업 택시와의 숨바꼭질은 매일 아침 계속됩니다.
지하철 3호선 압구정역 사거리, 좁은 골목 안 감시 카메라 바로 아래에 길게 늘어선 사람들 앞으로 택시들이 도착합니다.
호객꾼의 안내에 따라 4명을 태운 택시가 곧바로 골목을 빠져나갑니다.
● 호객꾼: 갤러리.
청담.
포스코 어디요?
교통정리 하시는 분들이라 해야지, 삐끼라 하면 안되지, 뭐 우리가 술장사하나?
● 기자: 이곳에서도 감시 카메라와 택시들의 숨바꼭질은 마찬가지.
● 택시 운전사: 카메라가 이렇게 돌려 있으면 요렇게 해서 태우고 저렇게 있으면 요렇게 해서 태우고.
합승을 못하게 카메라가 도니까, 우릴 도둑질 하게 만든다고.
● 기자: 강남구청 상황실.
모니터에 비친 감시 카메라를 피하는 수법도 가지가지, 나뭇잎으로 번호판을 가린 택시, 카메라 밑으로 숨어버리는 택시, 감시 카메라를 의식한 택시기사, 고개를 숙인 채 내렸다가 이내 다시 탑니다.
알고 보니 걸레로 번호판을 가린 것입니다.
현재 서울의 강남 일대의 지하철역 주변 일대에는 약 20억 원을 들여 첨단 감시 카메라 장비 40여대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오늘 아침도 고질적인 불법 택시 운행은 버젓이 계속됐습니다.
카메라 출동입니다.
(이진호 기자)
뉴스데스크
[카메라출동]불법택시 일명 다람쥐 택시, 감시카메라도 우롱[이진호]
[카메라출동]불법택시 일명 다람쥐 택시, 감시카메라도 우롱[이진호]
입력 1997-10-07 |
수정 1997-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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